‘영국산→일본산’ 러쉬코리아, 日눈치보랴 韓불매 신경쓰랴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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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9-08-0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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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산 제품 42% 줄인 대신 일본 러쉬 제품 다량 수입

  • 지난해 매출은 법인 설립 후 역대 최고인 762억원

  • 후쿠시마 방사능 논란 이어 일본제품 이미지 우려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에 ‘입욕제’ 등을 판매하는 러쉬코리아(LUSH, 이하 러쉬)가 진땀을 빼고 있다. 영국 수제 화장품 브랜드임에도, 일본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면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러쉬는 지난해 영국 제조공장의 제품 매입을 줄이는 대신 일본 러시의 생산제품 매입을 대폭 늘렸다. 2017년 7월~지난해 6월까지 일본 러쉬에서 61억원의 제품을 매입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333만원에서 크게 늘어난 규모다. 대신 영국 제조공장 제품은 전년동기 대비 42% 줄인 58억원어치만 수입했다.

같은 기간 러쉬코리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5% 상승한 762억원, 영업이익은 29% 하락한 51억원을 기록했다.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에 매장을 확장한 덕에,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한 것. 최근 국내 화장품 기업 로드숍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러쉬코리아가 2015년 올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인권 관련 게시글. [사진=러쉬코리아 공식 페이스북]

매출 급증세에도, 러쉬코리아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과거 후쿠시마 방사능 논란에 이어 일본 수입 제품이란 이미지가 덧씌워지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

2002년 국내 진출한 러쉬코리아는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입처를 일본에서 영국으로 변경했다. 러쉬 일본 공장이 후쿠시마에서 약 330㎞ 떨어진 가나가와현에 위치해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그러나 러쉬코리아는 지난해 2월 수입처를 다시 일본으로 변경했다. 이 사실은 최근 육아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새삼 확산하고 있다. 50만명 회원을 보유한 한 커뮤니티에는 “일본에 비용 지불해 수입하는 러쉬”, “일본 공장에서 생산하는 러쉬 불매 목록에 추가”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러쉬코리아 관계자는 “가장 가까운 제조 공장에서 신선한 제품을 수입하라는 글로벌 가이드에 따라, 일본에서 대부분의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면서 “단 프레쉬 마스크 등 23개 제품은 한국의 김포공장에서 만들며 에센셜 오일 등 핵심 원료와 일부 한정판 제품은 영국에서 수입한다”고 적극 해명했다. 러쉬 생산 공장은 전세계 총 7곳인데,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유일하다.

일부 소비자들은 러쉬코리아가 자사 철학인 ‘인권 보호’를 앞세워 SNS 등에 독립운동, 위안부 피해자 등 게시물을 그간 올려왔지만, 일본산 제품을 수입한 이후로는 요원해졌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제품 수입 거래처인 일본을 자극하는 표현을 삼가고 있다는 추론이다. 

러쉬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올해 삼일절에도 관련 콘텐츠를 업로드했다”면서 “러쉬는 인권 캠페인을 통해 긍정적 변화를 이끌려 노력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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