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부산, 수퍼플렉스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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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8-0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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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부터 10월 27일까지 ‘우리도 꿈속에서는 계획이 있다’전 개최

수퍼플렉스 'Bankrupt Banks' 2013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가 14일부터 10월 27일까지 덴마크 출신 3인조 작가그룹 수퍼플렉스의 개인전 ‘《우리도 꿈속에서는 계획이 있다’를 부산점에서 선보인다. 1993년 야콥 펭거,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 라스무스 닐슨이 결성한 그룹인 수퍼플렉스는 글로벌 세계 및 권력 시스템의 성격을 고찰해 왔다. 전시에서는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라는 구체적인 사건을 매개로 권력과 자본의 상징성에 대한 서사를 풀어낸다. 전시의 제목은 1976년 발표된 아바의 ‘머니 머니 머니’ 중 가사 한 소절을 차용한 것으로, 기존 가사의 ‘나’를 ‘우리’로 바꿔 인류 전체가 당면한 위기를 표현한다.

갤러리 한쪽 벽면을 장식하는 ‘파산 은행(Bankrupt Banks’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 파산을 선언하고 여타 금융 및 정부 기관에 인수된 은행들의 로고를 회화의 형태로 표현한 작업이다. 반대쪽 벽면에는 2008년 7월 14일 얼라이언스 앤드 레스터가 산탄데르 은행에 인수되었다는 사실을 시작으로, 세계 금융권의 구조조정에 대한 전체적인 연대기가 기다란 검정색 패널 위에 정리돼 있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변칙성을 시각화한 작업인 ‘나와 연결해줘(Connect With Me)’는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치 변동을 보여준다. 최고가가 기록된 18개월의 기간을 포착해 그사이 급변하는 비트코인의 가치를 그래프의 형태로 시각화한 조각 작품이다.

수퍼플렉스는 갤러리 입구에 설치한 ‘대홍수와도 같은 당신 이후(Après Vous, Le Déluge)’ 조각 작품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해 경고한다. 벽면에 새겨 넣은 세 개의 푸른 유리조각은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정리한 예상치에 근거해 향후 기후변화에 따라 상승할 해수면의 높이를 가리킨다.

수퍼플렉스는 최근 한국, 덴마크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파주 도라산전망대에 '집단'의 잠재력과 ‘협업’의 중요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3인용 모듈식 그네 작품 ‘하나 둘 셋 스윙(One Two Three Swing)!’을 선보였다.

미술작품과 실용적 물품 사이를 오가는 작업을 해온 수퍼플렉스는 이번 전시의 일환으로 국제갤러리 부산점이 있는 복합문화공간 F1963 내의 프라하993과 협업해 맥주 ‘자유 맥주(FREE BEER)’를 선보인다. 이 맥주는 수퍼플렉스가 2004년 코펜하겐 IT대학의 학생들과 처음 고안한 것으로, 무료 소프트웨어 및 오픈소스의 개념을 전통적인 실물 상품에 적용해본 프로젝트다. 레시피와 관련 브랜딩 요소는 모두 CCL하에 공유해 누구든 따르거나 변형해 자신만의 ‘자유 맥주’를 만들어 마실 수 있고, 누구든 ‘자유 맥주’를 이용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국제갤러리와의 전시를 기념해 론칭한 ‘FREE BEER 버전 7.0’은 엠머 라거에 매실을 더해 향긋한 달콤함을 살린 맥주로,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체코 출신의 브루 마스터(양조 전문가)가 개발했다. 전시기간 중에는 관객 누구나 프라하993에서 이를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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