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그리고 달달하게 보내봐요" ···성폭력 사각지대 장애인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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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수습기자
입력 2019-08-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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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팅앱·오픈 채팅으로 교묘해지는 장애 여성 성폭력

지난 6월 재판부는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여성을 데리고 다니며 성폭행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피해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녀는 지적장애 2급의 장애인이었다.

최근 도움으로 가장해 장애 여성을 노리는 성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피해자(비장애인 포함)는 총 1709명으로 이 중 장애인성폭력피해자는 1358명이었다. 특히 지적장애인 피해자는 장애 유형 중 80%를 차지했다. 장애여성공감 상담센터 관계자는 최근 채팅앱과 오픈 채팅으로 장애 여성을 노린 성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사진=오픈채팅에서 장애여성을 찾던 남성과의 대화]

실제로 한 장애인 자원봉사 커뮤니티에는 여성 장애인을 무료로 돕겠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한 페이지내 모든 글들이 여성 장애인을 찾는 글이었다. 20대 남성이 올린 글에는 애인처럼 지내자는 말과 함께 자신의 신체사항까지 남겼다. 그는 마지막에 메신저 ID도 적어 연락을 유도했다. 오픈채팅 주소를 올려놓은 또다른 30대 남성은 더욱 노골적으로 접근했다. 낯부끄러운 표현도 서슴지 않던 그는 사는 곳과 사진을 재촉했다. 대부분 이러한 글들은 편안함·달달함·자원봉사 등의 수식어와 함께 올라와 있었다.

 

[사진=한 장애인 커뮤니티에서 여성장애인 자원봉사를 신청한 게시물들]


조윤순 장애인푸른아우성 대표는 "장애여성 성폭력 문제는 장애여성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장애 여성에게 접근하는 남성들은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들의 가벼운 생각에 피해는 고스란히 장애 여성들의 몫이 된다"라고 했다.

이어 중증장애인들의 성폭력 피해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 인권을 꼽았다. 조 대표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의 교정이 필요하다. 특히 장애 여성을 수동적이고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대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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