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노딜 브렉시트가 왜 위험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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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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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 취임과 함께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노딜 브렉시트'란 합의가 없다는 '노딜'에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를 합친 말입니다. 영국이 EU와 아무 합의 없이 탈퇴한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충격이 있길래 그렇게 걱정스럽다는 것일까요?

Q.노딜 브렉시트가 왜 위험한가요?

A.노딜 브렉시트는 브렉시트 시나리오 중 최악으로 꼽힙니다. 영국과 EU가 아무 약속도 없이 찢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국과 EU를 묶고 있는 수많은 규정·허가·합의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진다는 것이죠.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딜 브렉시트 땐 영국과 EU의 자유무역관계를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본적인 수출입 관세가 대체하고 영국과 EU 사이에 국경 검문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경 간 정보공유나 금융거래가 차질을 빚고 기업들의 각종 계약도 무효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현재 EU에 사는 영국 국민이나 영국에 사는 EU 국민의 발이 묶일 수도 있습니다. 

Q.노딜 브렉시트를 하자는 사람들은 뭔가요?

A.영국이 EU에 남거나 EU를 탈퇴하고도 EU 규정에 묶여있는 게 노딜 브렉시트보다 훨씬 손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강경 탈퇴파'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존슨 총리가 대표적입니다. 강경 탈퇴파는 노딜 브렉시트가 가져올 기회에 주목합니다. 영국이 EU의 입김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 자유롭게 새 무역협상을 맺고 관세를 내리고 규제를 철폐하는 등 영국의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편으론 벼랑 끝 전술로 읽히기도 합니다.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가 EU와 맺은 탈퇴 협정이 성에 차지 않자, EU를 향해 '우리가 원하는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혼란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압박이지요.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사진=AP·연합뉴스]


Q.노딜 브렉시트 충격이 얼마나 클까요?

A.영국 민간 싱크탱크에선 내년 영국 경제규모가 2% 쪼그라들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경제가 8% 위축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통관에 차질을 빚으면서 물류 대란이 초래될 가능성도 큽니다. 영국 정부가 도버항 인근 주요 고속도로를 트럭 대기구역으로 전용할 계획을 세울 정도입니다. 영국에서 식료품, 제조부품, 의약품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EU 차원에서 공유하는 차량 안전이나 의약품, 식품 안전 기준을 영국에 맞게 새로 고쳐야 합니다. 또 EU에 소속된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에 물리적 국경이 생기면서 잠잠하던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요구가 거세질 수도 있고요.
 

빨간 테두리가 북아일랜드, 파랑 테두리가 스코틀랜드 [사진=구글지도]


Q.순조로운 탈퇴를 위한 전환기를 두기로 했다던데요?

A.맞습니다. 영국은 오는 10월 31일에 EU를 떠나기로 했지만 2020년 12월까지 순조로운 탈퇴를 위한 전환기를 갖기로 했습니다. 그때까지는 현행 규정과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큰 틀에서 놓친 세부 계획을 짜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입니다. 문제는 이 전환기 역시 메이 총리가 EU와 맺은 탈퇴 협정의 일부라는 겁니다. 영국 의회는 이 협정을 3번이나 퇴짜 놓았고요.

Q.노딜 브렉시트를 막을 수 있을까요?

A.영국의 EU 탈퇴일은 당초 3월 29일이었다가 두 차례 연기 끝에 10월 31일로 정해졌습니다. 양쪽이 동의하면 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EU는 연기도 괜찮다는 입장이지만 존슨 총리는 그럴 뜻이 없다는 걸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EU와 영국이 극적으로 탈퇴 조건을 재협상하고 비준을 얻으면 질서있는 브렉시트가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재협상은 없다'는 EU의 강경한 태도나 탈퇴일까지 남은 시간을 따져봤을 때 극적 타결에 대한 기대는 낮은 분위깁니다. 영국이 마음을 바꿔 EU에 탈퇴 결정을 물리겠다고 통보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겠지요. 영국 의회 일각에서 노딜 브렉시트만은 막자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브렉시트 주도권을 의회로 뺏어오거나 소송을 거는 방법 등이 거론됩니다. 현재 영국 의회는 존슨 총리가 의회 동의 없이 노딜 브렉시트를 추진하지 못하도록 두 건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의회가 가진 최후의 카드로는 총리 불신임도 있습니다. EU는 일단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나름의 대책을 마련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에도 비상 계획을 세우라고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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