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외교·안보엔 여야가 없다

박은주 기자입력 : 2019-07-24 18:00
 

[정치부 박은주 기자]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규탄하는 민심이 한데 뭉쳐 '일본 제품은 안 사고 안 팔자'는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 불매에서부터 시작된 불매 운동은 각계로 번져 '일본산 퇴출'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치권에는 이른바 '일풍(日風)'이 분다.

'반일=지지율 상승'이라는 오래된 공식을 이용해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북한의 움직임 등을 국내 정치용으로 사용하려는 행위를 뜻하는 북풍(北風)에 빗대기도 했다. 

최근 여야는 연일 낯 부끄러운 프레임 전쟁을 벌이고 있다. 친일, 이적, 매국 등 선을 넘는 단어로 서로를 공격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앞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을 '일본을 위한 엑스맨'이라고 비판했고,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신(新)친일’에 비유하며 수위를 높였다.

한국당은 여권의 친일 프레임 압박을 '편 가르기'라고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 "무능을 덮기 위해 갈등만을 부추기는 정권, 절망스럽다"며 "지금 청와대는 오직 편 가르기 정치에 혈안이다. 편 가르기 정치가 국민의 삶을 망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철없는 친일 프레임에만 집착하는 어린애 같은 정치를 이제 그만 멈추고 제발 현실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여권을 정면 비판했다.

정치권의 말싸움에 청와대도 가세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일본의 경제 보복 사태 이후 '죽창가'를 소개하는 글 등 열흘간 43건에 달하는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 관련 게시물을 올려 여야 대립의 불씨를 키웠다. 현재 조 수석은 SNS 여론전을 잠시 멈춘 상태다.

그나마 국회 외교통일원회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를 촉구하는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결의안 통과를 결정할 국회 본회의 개최가 여야 간 공방으로 인해 불투명해지면서 결의안 또한 외통위에 표류하게 됐다. 

모처럼 국회가 목소리를 내나 했지만 결국 다시 제자리걸음이다.  

국민들은 일본의 터무니없는 태도에 직접 맞서 싸우고 있다. 정작 국민들의 입이 돼줘야 할 정치권은 '친일·반일' 입씨름 중이다. 여야의 탁상 공론에 국민들은 지쳐간다. 여야가 한마음 한뜻으로 일본발 파고를 헤쳐나갈 실질적이고 초당적인 해법을 내놔야 한다.  

'외교·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는 말을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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