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절상·소비세 인상 나쁜 조합… 日펀드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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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기자
입력 2019-07-2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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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펀드를 산다면 말리겠다는 전문가가 많아졌다. 엔화 가치가 뛰는 마당에 소비세까지 올리는 '나쁜 조합'을 걱정한다는 거다. 경기 악화가 불을 보듯 훤하다는 말로 바꿀 수도 있다.

◆해외펀드 가운데 최하위권 수익률

24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4개 일본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19일까지 6.0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펀드 수익률은 평균 18.96%로 세 배 이상 높았다. 러시아펀드(26.97%)나 중국펀드(23.71%), 브라질펀드(22.85%), 북미펀드(22.08%)는 일본펀드를 더 크게 앞섰다.

일본이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를 제한하기 시작한 이달만 보아도 비슷하다. 해외펀드 수익률은 일본펀드를 세 배 넘게 웃돌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2만14.17에서 2만1620.88로 8%가량 상승했다. 그에 비해 4월 25일 기록한 연고점인 2만2307.58에 비해서는 3% 넘게 내렸다. 5월 이후로는 한 차례도 2만2000선을 못 넘었다.

자산운용업계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타이거 일본 증권'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올해 들어 4%를 밑돌고 있다. 1개월 사이에는 0.59%밖에 못 벌었다. 이 ETF는 일본 토픽스지수(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법인으로 구성)를 좇는다.

일본펀드 투자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올해 들어 일본펀드에서는 850억원가량이 빠져나갔다. 한 달 사이 환매한 돈도 70억원에 가깝다.

◆해외 전문가도 "일본 투자 신중해야"

세계적인 금융사나 금융정보업체도 일본 주식시장 투자에 신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이달 들어 일본 주식 비중을 줄이라고 권고했다. 엔화 강세와 수출 부진이 일본 주식시장을 억누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엔화 가치가 6%가량 절상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비슷한 경고를 내놓았다. 블랙록은 "일본은 중국 경기 둔화에 취약하다"며 "일본 중앙은행이 대응할 수단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금융정보업체인 제프리파이낸셜그룹은 "일본 엔화 절상과 소비세 인상은 (일본 주식시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나쁜 조합"이라고 우려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경제 성과로 내세워온 '아베노믹스'는 시들해졌다. 수출뿐 아니라 내수도 뒷걸음치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이 내놓은 6월 국내기업물가지수는 2년 반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소비자물가와 밀접한 최종재가격도 하락세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무역 보복을 길게 지속하기 어려울 거라고 보는 이유다.

아베노믹스가 가장 크게 의지해온 엔저는 되살리기 어려워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

일본은 오는 10월 소비세율을 8%에서 10%로 올리기로 했다. 앞서 소비세를 두 차례에 걸쳐 올렸을 때도 일본 경제는 소비 둔화에 시달렸다. 일본 정부는 보완책을 구상하고 있지만, 조세 저항은 불가피해 보인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미·일 무역협상 재개와 연금개혁 논란으로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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