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이마트 색조화장품숍 ‘스톤브릭’ 홍대점…“비싸서 딴데 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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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19-07-0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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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한달간 7개, 7% 할인 이벤트도 소용없이 매장은 한산

  • 주변 7개 상권 최저가, 립스틱 가격 비교해 보니 약 2배 비싸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위치한 '스톤브릭' 매장[사진=조아라 수습기자]

“비싸다! A 브랜드 립틴트 50% 할인해서 2500원이래! 거기 가자!”

5일 오후 3시 찾은 서울 마포구 스톤브릭 홍대점은 조용했다. 중·고등학교 기말고사가 끝난 직후인 데다 금요일인 만큼 사람이 몰릴 법도 하지만, 이날 스톤브릭 매장을 채우는 건 매장 음악뿐이었다. 7월 한 달간 7개 아이템을 7% 할인 이벤트 해준다는 ‘행운의 777 이벤트’도 소용없었다. 

무려 20여분을 기다려 가까스로 만난 손님들은 비싼 가격을 보고 깜짝 놀라며 빈손으로 매장을 나갔다. 기말고사를 갓 끝낸 고등학생들이었다.

이들은 일단 “다양한 색감에 끌려 매장에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색깔을 조합해 나에게 어울리는 색의 립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게 스톤브릭의 특징인 만큼 이들은 립스틱을 서로 비교하며 구경했다. 매장을 나서는 김여정학생(17)에게 사지 않은 이유를 묻자 “색깔도 많고 예쁘긴 하지만 원래 쓰던 립스틱 보다 비싸서 구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톤브릭은 이마트가 운영하는 자체 색조 브랜드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야심차게 내놓은 세번째 화장품 사업이다. 이마트는 자체 개발한 기초 화장품과 향수 품목을 주로 판매하는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와 영국에서 들여 온 헬스앤뷰티 스토어 ‘부츠’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문을 연 스톤브릭 홍대점은 색조 위주의 브랜드로 소비자 반응을 조사하기 위해 개설된 안테나숍이다. 
 

5일 홍대 근처에 위치한 '스톤브릭' 매장에서 손님들이 립스틱을 고르고 있다.[사진=조아라 수습기자]

개장 첫 달에는 매출 목표를 2.7배나 넘어섰지만, 국내 화장품 로드숍 시장이 위축될 만큼 위축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터라 아직은 안착하지 못한 모양새다. 업계는 주 타깃층을 18~24세로 하는 경쟁사 보다, 가격 경쟁에서 밀린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살펴본 스톤브릭 주변 화장품 상권은 포화 상태였다. 스톤브릭 홍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이내의 화장품 로드숍은 무려 7개에 달했다. 실제로 다른 로드숍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대도 높은 편이었다. 스톤브릭의 립스틱 가격은 주로 1~2만원대였다. 아이섀도 가격은 1만원 초·중반대, 파운데이션 가격은 3만원 중반대다.

100m 이내 상권에 파는 가장 저렴한 립 제품을 비교해 본 결과, 스톤브릭 립스틱 가격이 타사 대비 2배 이상 비쌌다. 7개 로드숍의 최저가 립스틱 평균 가격은 7200원이었다. 반면, 스톤브릭에서 가장 저렴한 립제품은 1만6000원이었다.

직장인 윤경민씨(28)는 “다른 로드숍 화장품 보다 가격이 애매하게 비싸다 보니 쉽게 구매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며 “차라리 다른 로드숍 할인 행사에서 구매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7개 로드숍 가운데 5개 로드숍이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스톤브릭은 ‘행운의 777’ 이벤트를 하고 있었지만, 립제품에 한정된 데다가 할인폭이 타사에 비해 턱없이 작았다. 

장애정 스톤브릭 홍대점 매니저는 “다른 로드샵에 비해 가격이 비싼 건 맞지만 특이한 컬러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마트 관계자는 스톤브릭의 현재 매출 상황과 향후 전략 및 계획과 관련해 “사내 사정상 외부에 노출하기 힘들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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