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수빅조선소, 미군이 가져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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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9-07-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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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미국 해군이 수빅조선소를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미국의 군사 전문매체 스타스 앤 스트라이프스(Stars and Stripes)에 따르면 미 해군이 수빅조선소를 군함수리 및 유지 보수 시설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월 필리핀 현지 올롱가포 법원에 수빅조선소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접수했다. 당시 2개의 중국 선박 회사가 수빅 조선소 인수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하나는 중국원양해운(COSCO)의 자회사인 COSCO조선소였다.

하지만 필리핀 정부와 미국 그리고 주변국들의 반발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각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빅조선소가 군사적 요충지인 만큼 주변국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빅조선소가 위치한 수빅만은 동쪽으로는 중국과 대만을 비롯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으로 연결되는 해상 교통의 중추이자 군사적 요충지다. 특히 남중국해를 두고 중국 정부와 주변국 간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빅조선소를 중국에 매각한다면 안방을 내어주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과거 미 해군은 수빅만에 해군 기지를 운용해왔었다. 최근까지도 미 해군은 수빅조선소에 아시아 지역에 배치된 미 해군 군함의 긴급 정비·수리 업무를 맡겨왔었다.

국내 조선업계는 수빅조선소를 미국이 가져가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수빅조선소는 21세기 들어 완공된 초대형 조선소 중 가장 뛰어난 건조 프로세스가 적용돼 있다. 공장 전체가 최적의 동선에 맞춰 설치돼 있다. 조선소는 야드간 이동거리가 짧을수록 원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같은 공장배치도 중국 업체들이 탐내던 우리나라 조선소의 기술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조선업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중국에 내어주느니 차라리 미군이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전경. [사진=한진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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