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공시이율 올릴땐 '굼벵이'… 내릴땐 잽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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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입력 2019-06-2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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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인하 기조 가능성 높아지자 일제히 하향 조정

  • 가입자 "금리 오를땐 혜택 못받고 내릴땐 손실 커져"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가 확산됨에 따라 국내 보험사들의 공시이율도 하락하고 있다. 공시이율이 낮아지면 보험가입자들이 받는 환급금도 줄어들게 된다. 공시이율은 시장금리에 따라 변동되는 것이 맞지만, 금리가 오를 때는 공시이율 인상에 늑장을 부리던 보험사들이 인하 때는 발 빠르게 공시이율을 내려 가입자의 이익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지난해 11월 이후 현재까지 공시기준이율을 2.6%로 유지해오고 있다.

공시이율은 보험사의 금리연동형 상품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보험개발원이 매월 공표한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와 연동돼 예금금리가 내려가면 공시이율도 같이 내려가고, 금리가 오르면 공시이율도 같이 오른다.

보험 가입자 입장에서는 공시이율이 높아야 만기 시 돌려받는 환급금이 많아진다. 반대로 공시이율이 낮을수록 보험료가 올라 보험사에 유리한 구조다.

보험사들은 금리 인하 기조 가능성이 높아지자 6월 공시이율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삼성생명은 이달 저축보험 공시이율을 2.65%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낮췄다. 연금보험 이자율도 0.04%포인트 내렸다. 한화생명은 저축보험 이자율을 0.03%포인트 내린 2.68%, 연금보험 이자율은 0.04%포인트 내린 2.60%로 공시했다.

교보생명도 저축보험 이자율을 0.03%포인트 내린 2.68%, 연금보험 이자율을 0.05%포인트 내린 2.61%로 적용했다. 동양생명도 저축보험과 연금보험 이자율을 0.05%포인트씩 내려 각각 2.65%로 공시했다.

KDB생명은 저축보험 이자율을 전월 대비 0.11%포인트나 내린 2.45%로 적용했다.

현대해상은 저축보험 이자율과 보장성보험 이자율을 각각 0.05%포인트씩 내린 2.15%로 나타냈다. 흥국화재도 저축보험과 보장성보험 공시이율을 각각 0.10%포인트씩 내린 2.1%로 정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물론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왔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향후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보험사들이 기준금리 인상 시에는 공시이율을 뒤늦게 올리거나 심지어 낮췄으나, 금리 인하기에는 발 빠르게 공시이율을 내렸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한은 금통위가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당시 보험사들은 공시이율을 오히려 전월보다 낮추거나 동일하게 유지했다. 보통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 후 공시이율이 조정된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의 인하 행렬은 다소 빠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보험업계는 자산운용수익률 부진,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으로 인해 공시이율 상승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시이율은 시장금리와 함께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 등을 가중해 산출하는데,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평균 3%대에 머물러 있다.

보험업계가 채권, 주식 투자 등을 통해 자산운용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을 가입자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안정적인 채권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자산운용수익률이 낮은 편"이라며 "가입자 입장에서는 보험사의 투자 실적 저조로 인해 금리 인상기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금리 인하기에는 손실이 더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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