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액 30% 감소...지역별로 유럽이 중동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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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9-06-0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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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누적 수주실적 94억달러 그쳐

  • 중동서 작년 동기대비 3분의 1 줄어...유럽선 5배 증가

  • 작년 실적보다 낮춰잡은 연 300억달러 목표 달성 비관 전망도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현장 전경. [사진=현대건설]

올해 들어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지난해보다 30% 넘게 줄어들었다.
정부가 해외건설 수주 회복을 위해 최근 총력 지원에 나섰지만 소용 없었다.
업계에서는 작년 실적보다 낮춰 잡은 정부의 올해 목표치조차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해외건설 수주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 주력시장인 아시아 및 중동 지역 수주액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특히 중동지역 수주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무려 3분의1로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크게 부진했던 유럽지역의 수주가 최근 급속도로 살아났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유럽지역 수주액이 이례적으로 중동지역 수준을 넘어섰다. 

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7일까지 해외건설 누적 수주실적은 93억7659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6억6366만 달러보다 무려 3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수주 건수는 265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건 감소한 반면, 시공 건수는 1749건으로 174건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올해 수주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던 곳은 아시아로 지난 7일까지 누적 수주고가 총 56억4226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0억3624만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아시아지역은 우리나라 해외 수주 최대시장으로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절반을 차지한 곳이다.

중동 일대에서의 실적도 좋지 않았다. 국내 건설업체는 중동에서 12억246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리는 데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8억8539만 달러)의 3분의1에도 못 미친다.

반면 유럽에서는 괄목할 만한 수주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유럽에서의 올 상반기 누적 수주고는 16억6789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3억2799만 달러보다 무려 5배 정도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유럽지역 수주 실적이 지나치게 부진했던 데 따른 기술적 반등효과이다. 유럽지역의 지난해 상반기 수주액은 지난 한 해 이 지역 전체 수주액 37억867만달러의 10분의1에도 못 미쳤다.

비록 상반기 통계이기는 하지만 유럽 수주 실적이 중동 수주액을 웃돌았다. 이 같은 일은 보기 드문 현상이다.  

올해 들어 해외수주가 유럽지역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부진한 행보를 보인 것은 그간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이었던 아시아와 중동 일대에서의 성과가 미진한 탓이 크다. 특히 중동은 대체로 프로젝트 규모가 다른 대륙에 비해 크고, 국내 기업들의 현지 네트워크도 공고하게 다져져 있어 업계의 아쉬움도 더하다.

게다가 최근 수년간 몇몇 건설사들이 회사 실적 전체에 타격을 줄 만한 해외 부실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좀처럼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점, 중국·인도 등 저가 수주를 무기로 내세운 아시아권 후발 주자들이 빠른 속도로 약진하고 있는 점 등도 실적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 실적 반등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해외 수주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고, 국토교통부도 지난달 말부터 해외 수주 활력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아세안 및 유라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지역별 특화 펀드를 조성하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지난달 22일 중동 이라크에서 수주금액이 총 24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해수공급 시설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또 같은 달 쌍용건설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1억6700만 달러 규모 레지던스와 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 1억9800만 달러 규모 국제공항 공사를 모두 따냈다. 아직 현대건설 이라크 공사, 두바이 레지던스 공사는 해건협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하반기 중동을 중심으로 인프라 및 석유화학과 관련해 수주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지연된 프로젝트들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하반기 중동에서 플랜트 중심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예정대로만 수주가 이뤄진다면 해외건설 수주은 충분히 3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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