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26주년] 정치 이슈에 발목 잡혀...삼성전자 '잃어버린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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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9-06-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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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 해체에 임원들 줄줄이 수사

  • 사업 부문별 의사결정 마비 상태...미래 신사업 대응 어려워

삼성전자에게 지난 4년은 '잃어버린 시간'이다. 각종 정치적 이슈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기업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은 수사 선상에 올라 재판 중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검찰로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다른 계열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문제는 미래다.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은 현재 차세대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물밑 전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전체는 현재의 정치적 이슈로 인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미래 신사업과 관련해서는 아예 대응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유례없는 위기'라는 분위기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계열사별로 각개전투를 펼치고 있지만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의사결정을 하던 임직원들도 줄줄이 수사를 받으면서 사업부문별 의사결정 자체가 마비된 상태"라고 말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악의 경우 그룹 컨트롤타워 부재라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장단 회의를 긴급 소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부회장은 "지난 50년간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은 오히려 경영 보폭을 넓히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정면 돌파를 택한 셈이다. 이건희 회장이 위기 때 더 과감한 투자로 기회를 잡았듯, 국내 경제를 활성화해 재계 1위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게 재계의 일관된 시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기업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자국 이익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 리스크가 지속되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역시 "검찰은 저인망식 수사를 하지 말고 환부만 집중해서 도려내는 조치를 통해 신속하게 종결할 필요가 있다"며 "마치 유죄가 확정된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각종 추측성 보도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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