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올랐다, 1만원 ‘삼시세끼’ 가능할까

이서우 기자입력 : 2019-06-01 18:22
커피부터 술값까지 도미노 가격인상, ‘1만원’ 화폐 가치는 소맥세트 1만원·치킨 2만원 시대···그래도 시장은 줄지 않는다
 

서울의 한 버거킹 매장 (사진=연합뉴스)




올해도 연초부터 가공식품과 외식 등 소비자에게 밀접한 먹거리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1만원으로 일주일을 생활하는 방송 프로그램도 있었던 2000년대 초반과 달리, 요새는 “만원으로 살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1만원이란 화폐의 가치는 우리 식(食)생활에서 어느 정도의 실물 가치가 있는지 알아봤다.

◆모닝 아메리카노, 이젠 가격보다 취향
스타벅스가 ‘비싼 커피’의 대명사로 불리던 시대는 지났다. 국내 유명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가격은 4000원대로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TALL) 사이즈는 현재 4100원이다. 2014년 이후 공식적인 가격 인상은 하지 않았지만 신제품 음료 가격대는 점점 비싸지고 있다. 기본 커피를 제외한 블랙콜드브루, 다크카라멜커피 등의 신제품은 모두 6000원대다. 1만원 들고 갔다간 음료 한잔 마신 후 집에 갈 차비 정도만 남겠다.

파스쿠찌는 지난 2월 커피메뉴 9종의 가격을 평균 7.1% 인상했다. 아메리카노는 레귤러 사이즈 기준 40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랐다. 카페라떼는 45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랐다.

커피빈 아메리카노 가격은 4800원이다. 엔제리너스는 지난해 12월 커피 가격을 평균 2.7% 인상했다. 아메리카노 스몰 사이즈가 4100원에서 4300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말 이디야커피도 14개 품목의 판매가를 평균 10% 올렸다. 아메리카노는 2800원에서 3200원으로 14.3% 인상했다.

반면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으로 1000원대 커피를 파는 곳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주로 서울 시청이나 광화문, 강남 등 직장인이 밀집한 중심가에 있지만 말이다.

종각역 인근 커피만(COFFEEMAN)은 아메리카노 한잔에 900원으로 점심시간이면 직장인들이 줄을 선다. 빽다방과 더 벤티 역시 아메리카노 1500원을 유지해 인기다.

이 같은 가격 양극화 현상은 커피에 국한하지 않는다.

◆치킨은 ‘고급간식’, 20년 전 가격 레트로 마케팅도
우선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과 BHC, 비비큐(BBQ) 등의 치킨가격은 배달비를 더하면 2만원대다.

1만원으로 집에서 편안하게 치킨을 먹기는 무리다. 포장해 가져온다면 1만원 치킨도 가능하다. KFC나 맥도날드 맥윙 등 프랜차이즈의 치킨 세트 메뉴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원하는 부위와 양만큼 선택해 즐길 수 있다. KFC에서는 1만원으로 오리지널 치킨 4조각(9600원)을 구입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치킨 한 마리를 5000원에 판매하는 ‘통큰치킨’을 9년 만에 다시 선보여 화제가 됐다. 당초 일회성 행사로 기획했지만, 소비자 호응으로 한달에 한번 기간을 정해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햄버거도 마찬가지다. 롯데리아와 버거킹, 맥도날드 등 모두 배달 최소 가격 기준이 1만원을 넘는다. 매장에 직접 가서 먹는다면 1만원 햄버거 식사가 가능하다. 다만 버거킹의 경우 세트 기준 통새우스테이크버거와 트러플콰트로머쉬룸스테이크버거 모두 9000원대다. 트러플콰트로머쉬룸와퍼세트도 8000원이다.

줄잇는 가격 인상 소식 가운데 CU는 최근 2000원대 도시락, 700원 삼각김밥, 1000원대 줄김밥을 출시했다. 무려 20여년 전인 2000년대 초반 가격 수준이다. 현재 편의점 간편식 판매가의 60% 수준이다.

 

(왼쪽부터) 서울 홍대에서 한병 4900원에 팔리는 칭따오 맥주 작은 병, 서울 강남에서 소맥을 마셨을 때 가격 [사진=이서우 기자]


◆소주·맥주 가격 인상, 한바퀴 돌때마다 1만원 추가
이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롯데주류 소주 ‘처음처럼’과 맥주 ‘클라우드’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병 제품 ‘처음처럼 부드러운 360㎖’, ‘처음처럼 순한 360㎖’ 모두 1660원에서 1800원으로 140원(8.4%) 올랐다. ‘청하 300㎖’는 2300원에서 2500원으로 200원(8.7%) 인상했다.

맥주 ‘클라우드 캔 355㎖’는 2150원에서 2300원으로 150원(7.0%) 올랐고, ‘클라우드 페트병 1.6ℓ’는 6700원에서 7400원으로 700원(10.4%) 뛰었다.

앞서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도 주요 제품 출고가를 인상했다.

주류 출고가 인상은 1병당 200원 미만이지만, 일반 음식점에서는 1000~1500원까지 가격이 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오비맥주가 카스 등의 가격을 올리면서 음식점 등에서 판매하는 소주와 맥주의 가격이 각각 1병당 5000원 수준으로 뛰었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을 즐긴다면 술을 추가할 때마다 1만 원씩 술값이 추가되는 셈이다.

서울 강남 한 술집에서 하이트진로 신제품 테라는 무려 1병 5500원에 팔리고 있었다. 홍대 식당에서는 칭따오 맥주 작은 병(330㎖)이 4900원에 육박했다. 

술값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위한 행사를 벌이는 외식업체도 생겼다.

외식기업 보하라가 운영하는 남다른감자탕은 이달 16일까지 ‘차돌김치뼈전골 프로모션’을 주문하면 소주 1병을 무료로 증정한다.

이갑철 보하라 마케팅본부 과장은 “경기 침체로 회식 등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을 위해 준비했다”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술 한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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