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현대차, 드라이빙 아카데미..."레이싱영화 주인공 된 듯 짜릿"

-운전실력따라 1~4레벨…긴장 풀 겨를 없는 체계적 프로그램

-풀가속ㆍ풀브레이킹 체험 재미+운전실력 향상

-전문레이서 차량 '택시'...시속200km/h 스피드로 스트레스 날려

인제스피디움 [사진 = 현대차그룹 ]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롭게 론칭한 '현대 드라이빙 아카데미' 체험을 위해 최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을 방문했다. 인제 서킷은 ‘스피드 마니아’들의 성지로 꼽힌다. 국내 최대 시설과 다양한 코스 덕이다. 현대차그룹은 드라이빙 아카데미에 K3, G70, 스팅어 등 기아차와 제네시스 브랜드를 전진 배치했다.

아카데미 코스는 운전실력에 따라 체계적이다. △레벨 1은 슬라럼 주행, 긴급제동 및 긴급회피 등 드라이빙 기초 교육 △레벨 2는 연속구간 긴급회피, 서킷 주행 등 입문 교육 △레벨 3은 모터카나와 서킷 주행 등 심화 교육 △레벨4는 전문가 수준의 최상위 교육 등으로 구성됐다.

평소 운전은 하지만 즐기지는 않았기 때문에 '레벨 1코스'를 신청했다. 편견은 첫 번째 프로그램인 '가속·감속 제어'에서 깨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아본 경험이 없을 것"이라며 "브레이크가 부서질 정도로 세게 밟아야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급가속에 거부감이 많았지만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을 신뢰해보기로 했다. 첫 코스는 기아차의 K3 GT 차량을 타고 약 100m 직선 구간을 주행하다 정지선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코스다. 위급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인스트럭터의 안내에 따라 신호가 울리자 엑셀을 최대로 밟아봤다. 차량의 배기음은 여느 스포츠카만큼 묵직했고 정지선에서 풀브레이크를 밟자 레이싱영화처럼 '끼이익'하는 날카로운 마찰음이 발생했다. 

무전기를 통해 지시를 내리던 인스트럭터는 "정말 위급해 보이도록 잘했다"고 말했다. 정해진 위치를 넘지 않고 즉각 반응하는 ABS는 차량을 통제한다는 느낌을 주면서 운전자의 공포심을 없앴다.

이어 진행된 '긴급 제동·회피'는 스티어링 휠의 날렵함과 ABS의 민첩함을 동시에 체험해볼 수 있는 코스다. 최대한 가속을 내 달리다가 인스트럭터가 지시하는 방향으로 긴급히 방향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ABS에 의해 타이어는 잠기지 않은 채 제동거리를 짧게 하는 것이 가능했다. 풀가속과 풀브레이킹이 주는 짜릿한 체험은 차량과 일체됐다는 느낌을 줬다. 코스는 여러 번 진행되고, 할수록 재미가 붙었다. 

마지막으로 구불구불한 슬라럼 코스가 진행됐다. 사전 교육 때 배운 방식대로 양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잡고 3시와 9시 방향으로 요리조리 움직였다. 3회 정도 과정을 거친 뒤 익숙해지자 조금 더 속도를 내봤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티어링 휠을 통해 넓어졌다가 좁아지는 장애물 사이를 빠른 속도로 지나갈 때 ‘극한의 통제감’을 맛볼 수 있었다. 도로에서는 불가능한 경험이다. 마지막 차례에는 '3시·9시 스포츠 주행법'의 박자가 엇갈리면서 라바콘을 밟는 실수를 했다. 다만 인스트럭터의 지휘에 따라 안전하게 진행돼 실수에도 주눅들지 않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손에 땀이 나고 긴장을 풀 겨를이 없었다. 다음 코스는 3.9㎞ 길이의 서킷 주행이었다. 서킷 주행은 레벨 1에 최대한 맞춰 진행됐다. 선두차량을 따라가면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위치와 핸들을 돌려야 할 위치를 배운다. 레벨 1이어도 제법 스피드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마지막 현직 레이싱 선수의 차량에 탑승할 수 있는 '택시 체험'은 일반 운전자라면 꼭 경험해봐야 할 코스다. 시속 200㎞로 달리면서도 침착하게 코스를 설명하는 전문 레이서의 운전실력은 지금까지 밟았던 서킷주행에 대한 회의감마저 들 정도로 경이로운 드라이빙이었다. 

드라이빙 아카데미는 친구 또는 가족이 함께 오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2명이 한 차량에 타서 번갈아 가며 운전을 하는 코스는 과제를 수행하는 듯한 재미를 준다. 운전 실력 향상뿐만 아닌 여가활동으로서 역할도 상당했다. 사이가 소원해진 연인이나 가족과 한 차량을 탄다면 폭발하는 아드레날린과 함께 서먹함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드라이빙 아카데미 레벨 1 체험은 1회당 총 150분, 가격은 6만원이다. 
 

인제스피디움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

인제스피디움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