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속 이야기] 해독 작용 탁월한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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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19-05-0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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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음료를 찾는 계절이 돌아왔다. 여름이 오면 어른들은 아이스커피, 아이들은 주로 청량음료를 찾게 된다. 하지만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는 단오 이후에 즐겨 마셨던 우리 전통음료는 매실청에 뜨거운 물이나 찬물을 섞어 만든 매실차였다.

임금은 해마다 여름이 되면 내의원에게 제호탕을 만들게 하고 산하들에게 나누게 했다. 조선 후기의 세시풍속집인 '동국세시기'에는 조선시대에는 내의원에서 단옷날 제호탕을 만들어 임금님께 진상하면 부채와 함께 가까운 신하들에게 하사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적혀 있다. 일제강점기 문인으로 활동했던 최남선도 ‘조선상식문답’을 통해 여름이 시작되는 단오절에는 제호탕, 새해 정월 초하루에는 수정과를 마신다고 적었다.

이름은 낯설지만 제호탕은 매실음료를 가리킨다. 얼마나 좋은 음료였는지 한 사발 마신 사람들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좋은 맛”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조선시대 역대 임금들의 업적을 기록한 ‘국조보감‘에는 정조대왕이 초여름에 “특별히 제호탕을 신하들에게 나눠 먹도록 하여 대신들이 감격했다”라고 소개했다. 효종 때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갔던 남용익의 ’부상일록‘에서도 “일본인들도 제호탕을 먹고 감동했다“고 적혀 있다.

매실은 향균, 해독, 면역증강 등의 효능이 있어 설사가 그치지 않을 때 먹으면 지사제 역할을 한다. 해독작용도 뛰어나 배탈이나 식중독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매실에 들어 있는 피크린산은 간 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담즙 분비를 촉진해 숙취와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다만 매실을 많이 섭취하면 위산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평소 속이 쓰리거나 치아가 약한 사람은 생으로 먹는 것과 과다섭취를 피해야 한다. 

매실을 구입할 때는 껍질이 깨끗하고 벌레 먹은 자국이나 상처가 없는 것을 골라야 한다. 타원형 모양에 색이 푸르고 선명하며, 살이 통통하고 단단한 것이 좋은 매실이다. 구입 후에는 바로 먹는 것이 좋고, 바로 먹지 않을 때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냉장 보관하면 된다. 매실청이나 매실 장아찌 등을 만들 때는 보관할 용기를 먼저 잘 소독해야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매실의 종류로는 덜 익은 매실인 ‘청매’와 익은 ‘황매’가 있다. 청매실은 구연산이 거의 없어, 구연산 효능을 제대로 보려면 제철인 6월에 수확한 것을 구매하는 게 좋다. 보통 매실 장아찌나 매실청을 만들 때는 청매실을 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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