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유료방송 M&A와 알뜰폰

정두리 기자입력 : 2019-05-08 14:34
김용희 숭실대 교수
이번에야말로 알뜰폰(MVNO) 사업이 사면초가라는 말이 여기저기에서 나온다. 시장에서 유일하게 경쟁력을 가지고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던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매각되어 더 이상 유의미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정부의 전파사용료 면제, 도매대가 인하 등 지원책에 따라 알뜰폰 사업자의 영업 손익이 계선되고 있으나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가 버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알뜰폰 사업자들은 기로에 서 있다.

알뜰폰의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것은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구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알뜰폰은 내수 수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이동통신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가운데 기존의 이동통신사 가입자를 빼앗아야 하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이와 함께 올 9월에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가 일몰될 예정이다. 도매제공의무제도는 이동통신의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망을 의무적으로 빌려주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이 제도는 2차례나 일몰이 연장되었으나, 2022년까지 연장을 추진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알뜰폰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은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알뜰폰 성장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 것일까?
가장 먼저 알뜰폰의 이상적인 모델을 검토해야 한다. 참고해볼 만한 사례로 라쿠텐을 들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부터 사업을 시작한 라쿠텐은 인터넷 쇼핑으로 시작하여 증권, 카드, 은행 등 금융업체 등을 지속적으로 인수했다. 또한 여행사와 라쿠텐 모바일을 운영한다. 포털과 콘텐츠 사업체도 운영하는데, 이를 모두 슈퍼 포인트라는 결제 포인트를 통해서 연계하였다. 즉, 라쿠텐이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결제하고, 결제 시 발생하는 포인트로 알뜰폰 요금을 낼 수 있다. 역으로 통신요금에서 쌓인 포인트를 다른 상품에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라쿠텐은 하나의 고객 아이디를 통해 다양한 측면에서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모델로 카카오가 있으며 모바일 메신저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구성 중이며, 국민은행 역시 똑같지는 않지만 모바일과 금융을 융합한 서비스를 출시하고자 추진 중이다.

다만, 기존에 있는 인프라를 통합하여 시너지를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산업은 유료방송과 통신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지금 추진 중인 이동통신업체와 케이블의 인수·합병에서 그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이동통신사는 알뜰폰 서비스의 핵심인 통신망을 보유한 데다, 계열사들이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그 다양성이 라쿠텐에 못지않고, 오히려 더 많은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블 사업자가 전국 78개 권역에 촘촘히 자리 잡고 있어 지역 밀착 비즈니스에 가장 적합한 사업자이다. 즉, 이동통신 사업자는 인수한 지역 케이블 사업자에게 특화된 도매대가와 조건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밀착형 통신 상품을 개발하여 제공할 수 있다. 이는 B2C 제품뿐만 아니라 지역산업단지 전용 상품 등 B2B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동통신사와 지역밀착형 알뜰폰 사업자가 연계한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경쟁력 있는 상품도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동통신사업자가 인수를 추진 중인 케이블 사업자와 같은 조건으로 도매대가나 조건을 공급하면 알뜰폰 사업자들의 우려를 다소 해소하고 각 사의 맞춤형 서비스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동통신산업에 대한 진출 규제를 다소 완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추진 중인 인수·합병에 대해서도 세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알뜰폰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협의와 지도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이동통신사업자와 피인수기업은 단순히 가입자를 확충한다는 생각보다는 이통사와 알뜰폰사업자(MVNO) 사이에서 전문적인 중재 역할을 담당하는 별도의 사업자인 MVNE(Mobile Virtual Network Enabler)를 설립하고 다른 알뜰폰 사업자를 지원하여 산업 자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 역시 고민해야 한다.
 

김용희 숭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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