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트럼프' 궈타이밍, 대선 앞두고 민심 챙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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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5-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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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위협시 폭스콘 공장 이전할 것”

'대만의 트럼프'로 불리는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鴻海)그룹 회장이 오는 2020년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민심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친중 성향으로 잘 알려진 궈 회장이 "중국이 훙하이 공장(폭스콘) 폐쇄로 위협한다면 중국 내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히며 반중 성향 민심을 끌어모으는 모습을 보였다.   

7일 자유시보, 빈과일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궈 회장은 전날 미국 방문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만 총통이 되면 중국에 평등과 존엄의 담판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만약 중국 당국이 폭스콘 공장 폐쇄로 위협한다면 '세계의 공장'을 더 경쟁력 있는 국가 및 지역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일 궈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대만은 중국으로부터 독립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가 대만의 여론 뭇매를 맞은 걸 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궈 회장은 훙하이 그룹이 중국을 떠나면 정작 아쉬운 건 중국 당국이라고 강조했다. 궈 회장은 중국은 경제구조 전환 시기에 놓여있기 때문에 세계의 공장인 훙하이 공장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중국 당국이 뭘 믿고 나를 위협하겠느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나에게 친중을 바란다면 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훙하이는 인터넷으로 연결돼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든 통제 및 생산이 가능하다며 제조업 총본부는 미국에, 하이테크 산업 총본부는 일본에, 클라우드 인터넷의 중앙통제시스템은 대만 가오슝에 있기 때문에 중국의 위협에도 상관없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진=웨이보 캡처]

그러면서 궈 회장은 대만 총통 선거 전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대만 총통이 된 이후 시 주석을 만나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궈 회장은 자신은 친중·반중 성향을 모두 가지고 있다며 '대만 여론 챙기기'에 나섰다. 그는 "현재 나는 녹색(민진당의 당색)과 파란색(국민당의 당색)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서 "미국에 한 번 갔다 왔다고 해서 한 색깔로 단정 짓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의 정치와 경제 상황을 두 다리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적 다리는 지난 30년간의 개혁을 통해 자유민주의 성과를 얻어 앞으로 나아갔지만, 경제적 다리는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경제 영역은 반드시 누군가가 뛰어넘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자기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궈타이밍 회장은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대만 총통 선거 출마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궈 회장은 폭스콘의 위스콘신주 투자계획 등을 전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궈 회장의 후임으로 황추롄(黃秋蓮) 훙하이그룹 재무담당이 선정될 것이라는 대만언론 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는 가운데, 훙하이그룹은 오는 10일 주주총회에서 후임자 5명 가운데 차기 회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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