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석탑 복원으로 민족의 자부심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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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4-3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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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복원 끝에 준공식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20년만의 복원작업을 마무리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한선 기자]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20년만에 보수를 마치고 30일 준공식을 개최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전북 익산 미륵사지에서 전라북도, 익산시와 공동으로 30일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 준공식’을 개최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행사에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와 결실을 맺게 됐다. 20년 전 일제 강점기의 콘크리트 거둬내기로 한 뒤 그 동안 서두르거나 조급하지 않았다”며 “석탑의 반듯한 처마 끝이 들어 올려 날아오르는 것 같은데 이 탑 날개의 복원을 위해 석장들이 땀을 흘렸다. 20년 세월 동안 최고의 석탑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석탑 복원을 위해 모은 뜻이 밑거름이 돼 대한민국도 우뚝 서기를 바란다. 금마(익산의 옛이름)의 영혼이 앞날을 지켜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미륵사지 석탑이 보수정비를 마치고 20년만에 위용을 드러내면서 웅장한 백제의 역사를 마주하니 감격스럽다”며 “일제는 보수를 이유로 미륵사지 석탑에 콘크리트 185톤을 부어 기형적으로 바꿔놨다. 복원 사업은 민족의 자존심을 세운 사업으로 치욕의 역사를 끝내게 했다. 미륵사지 석탑 복원이 전북도 대도약 시대를 힘차게 여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은 “미륵사지 석탑이 장엄한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해 감회가 새롭다”며 “미륵사지 석탑은 백제의 우수한 석탑 기술이 입증된 것으로 100년 후에 불국사 석가탑, 다보탑이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오늘은 익산이 뿌리를 찾은 날이다”라며 “이제는 중간에 있는 목탑과 미륵사 전체 복원이라는 새로운 꿈을 꿔야 할 때다”라고 했다.

올해는 사리를 봉안하고 석탑이 건립된 지 1380주년이 되는 해로, 석탑의 해체보수가 결정된 지 만 20년이 되는 해로 행사는 익산시립무용단의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준공식 행사와 함께 불교계의 기념법회를 함께 진행했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은 반파된 상태로 6층 일부까지만 남아 있었고 일제강점기인 1915년 무너진 부분에 콘크리트를 덧씌운 상태였던 가운데 1998년 구조안전진단 결과 콘크리트가 노후되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판단에 1999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체보수가 결정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1년부터 석탑의 해체조사와 함께 학술조사연구와 구조보강, 보존처리 등을 시행하여 2017년 말 6층까지 석탑의 조립을 마쳤다. 완공된 석탑은 높이 14.5m, 너비 12.5m, 사용된 부재는 총 1627개로 무게가 약 1830톤에 달한다. 20년간의 복원에는 2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문화재청은 국제적 기준에 따라 보수정비 과정을 이행해 원래의 부재를 81%까지 최대한 재사용해 석탑의 진정성과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최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치과 스케일링 시 쓰이는 도구로 일제 강점기에 부어진 시멘트를 일일이 떼어내기도 했다”며 “하층의 충전재도 물이 빠질 수 있도록 흙 성분에 최대한 가깝게 쓰면서 빠져 나오지 않는 성분을 찾는 연구도 했다”고 설명했다.

최 소장은 감사원이 석탑 복원 과정에서 하층의 충전재를 새로운 것을 썼다는 지적에 대해 “복원 과정에서 윗층에는 원재료를 최대한 사용했지만 하층은 안정성을 위해 새로운 충전재를 쓴 것인데 감사원이 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놓은 상태다.

최 소장은 “복원 과정에서 세계 최고의 석탑 복원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며 “시멘트가 부어진 석탑을 복원하면서 수많은 분석과 연구를 통해 구재료 활용 여부를 결정하는 등 경험을 쌓게 됐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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