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회귀 공포에 아르헨티나 자산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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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4-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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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대선에서 포퓰리즘 돌풍 우려

아르헨티나 자산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물가상승률이 고공행진하면서 올가을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채권, 주식, 통화(페소화) 전반에서 약세가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는 이날만 3.5% 가까이 추락했고 아르헨티나 증시 벤치마크인 메르발(MERVAL)지수는 3.8% 급락했다. 아르헨티나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와 아르헨티나 국채의 금리 차이(스프레드)가 9.5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2014년 2월 이후 최대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 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치솟아 5년 내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58%로 관측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누팜 다마니 너빈 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아르헨티나가 경제 악순환에 갇혔다"고 지적했다. 경제 위축세가 이어지고 물가상승률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올가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007년부터 8년간 집권하면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해 아르헨티나 경제를 악화시킨 장본인이다. 페르난데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2015년 친시장정책을 내세워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아르헨티나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55%에 육박하고 경기가 깊은 침체에 빠지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크게 높아졌다. 

마크리 대통령은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뒤 재정적자를 줄이는 경제개혁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근 지지율 하락이 뚜렷해지자 생필품 가격을 동결하는 등 민심 잡기에 공을 들였고, 시장은 개혁이 지체되고 포퓰리즘 향수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걱정을 키웠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는데도 지지율이 점점 오르고 있는 이유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이소노미아의 최신 조사에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지지율로 마크리 대통령을 앞질렀다.

알베르토 라모스 골드만삭스 라틴아메리카 리서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10월 대선이 마크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면서 “대선 후 정책 연속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시장이 불안해하는 이유”라고 짚었다. 

최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아르헨티나 자산을 짓누르는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달러가 오르면 달러화 자산 투자가 증가해 취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심화된다. 글로벌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달러인덱스)는 이날 98.109로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2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 관저 앞에서 무료 과일을 받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과일 생산자들은 이날 정부에 경제상황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이런 시위를 벌였다. [사진=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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