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각·노처녀 NO'...비혼 청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각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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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4-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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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선미 여가부 장관, 23일 서울 마포구서 2030 비혼 청년들 간담회 개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3일 20∼30대 비혼 청년들을 만나 결혼에 대한 고민거리를 청취했다.

진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20∼30대 비혼 청년과의 대화의 장'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여러 형태의 가족과 만나는 다섯 번째 '릴레이 간담회'였다.

앞서 진 장관은 지난해 11월 싱글대디와의 만남에 이어 같은 달 동거가족을, 올해 1월에는 미혼모, 2월에는 30~40대 1인 가족을 만난 바 있다.

여가부는 이날 간담회를 개최한 취지에 대해 현행 혼인제도에 편입하고 있지 않은 가족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고, 다양한 가족 수용을 위한 제도개선 차 의견 수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청년 8명이 대부분 대학원생 또는 직장인이었기에 수업과 업무가 끝나는 저녁 7시 간담회가 마련됐다.

간담회에 온 청년들은 비혼을 선택한 이유와 결혼에 대해 고민한 경험, 혼인에 따른 재정적인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카페에서 열린 '다양한 가족과 만나는 릴레이 간담회'에 참석해 20~30대 비혼 청년들과 함께 비혼으로서 겪는 사회적인 편견과 정책적인 지원 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제공]





이날 간담회를 찾은 정현아씨(여·30대 후반)는 "저는 '고독사'만 떠오르면 '결혼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셰어하우스(공동주택)에 살고 있는데 다양한 사람이 가족처럼 살고 있어 안정감을 느낀다. 이런 삶의 형태를 지원해주는 방안이 있었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중견기업 직장인 김호성씨(남·30)는 "결혼을 선택하는 적령기에 있다"면서도 "두려움이 앞선다. 정부 지원은 연봉(수준)에 따라 받는데 (저는) 가운데에 끼어 있어 해당(지원)을 못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모씨(여) 또한 "무기계약직으로 최저임금 받으며 서울에서 생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런 처우를 받는데 결혼, 주거를 생각하는 것, 둘이 산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결혼으로) 발생하는 감정적인 문제도 감당하기 어렵다. 결혼해서 행복할 때도 있지만 육아, 결혼으로 맺어진 관계 때문에 토로를 하는 걸 보면 결혼에 대한 생각을 갖지 못하게 되더라"고 전했다.

진 장관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면서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비혼 청년들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각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경용씨(남)는 "'노총각', '노처녀' 같은 얘기없이 결혼이나 이혼에 대해서도 자유로웠으면 좋겠다"며 "빠른 결혼, 느린 결혼 없이 경제적으로 할 수 있을 때 자유롭게 하는 등 편견없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정샛별씨(여)는 "여가부 등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생애설계'라는 게 있다"며 "(이를 통해) 예비부부 교육, 육아교육 등을 접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인 가족도 이런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하루짜리 교육밖에 없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규민씨(남·IT 개발자) 또한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정부가 되기 위해 다양한 삶의 방식을 사람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면서 "이성애자도 퀴어 분들도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진 장관은 "어떻게 일반화를 해서 정책적으로 구상할지 고민이 될 만큼 다양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면서 "청년들의 생각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통해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금 여가부가 준비하고 있는 것 중에 '청년 참여 플랫폼'이 있다"고 소개하며 "이 공간에서 다양한 고민과 제안들을 함께 펼쳐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수차례 논의하다 보면 합의점들이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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