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속 이야기] 지역마다 요리법이 다른 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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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19-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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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를 푹 고아 살만 바르거나 뼈째로 곱게 갈아 여러 가지 채소를 넣고 양념해 끓여낸 국이 추어탕이다. 요즘은 사계절 내내 추어탕을 맛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가을철에만 먹었다. 옛사람들은 미꾸라지를 고아 갈아서 걸러낸 국물에 배춧잎, 숙주, 파 등을 넣고 된장과 고추장으로 간을 해 끓여 먹으면서 무더위로 부실해진 몸의 원기를 회복시켰다. 농민들의 가을철 보양식이었던 셈이다.

동양의학서를 살펴 보아도 추어탕이 보양식이라는 점은 쉽게 알 수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양기가 부족할 때 미꾸라지를 끓여 먹는다고 적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달며 비위(脾胃)를 따뜻하게 하여 설사를 멎게 한다고 했다. 양생약선(養生藥膳)에서는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며 인체의 중초 원기를 보하고 나쁜 습기를 몰아내며 신장의 정기를 보충하고 갈증, 치질, 붓기를 예방하고 간을 건강하게 하여 피부의 트러블이나 간염, 조루, 황달, 설사 등을 멈추게 한다고 했다.

지역마다 조리하는 방법이 다양한 것도 추어탕의 특징이다. 경상도에서는 푹 삶은 미꾸라지를 으깬 후 배추, 숙주, 토란대 등을 넣고 끓이다 파, 마늘, 고추양념과 방아잎, 산초를 넣는다. 국물을 맑게 끓이는 스타일이다. 전라도에서는 된장, 시래기, 들깻가루 등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 다음 부추, 산초를 더한다. 서울에서는 사골과 소의 내장 등을 푹 고아 끓인 고깃국물에 두부와 여러 가지 버섯 등을 넣고 삶는다.

추어탕의 재료인 미꾸라지에는 다른 동물성 식품에서는 보기 드물게 비타민A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피부를 튼튼하게 보호하고, 세균 저항력을 높여주며 호흡기도의 점막을 튼튼하게 해준다. 지방의 형태는 불포화지방산으로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뼈째 갈아 만들어서 칼슘 함량이 매우 높은 편이다. 성장기 어린이나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폐경기 여성이 먹으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추어탕의 국물에는 나트륨 함량이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환자나 몸에 부종이 있는 사람은 국물을 적게 먹는 게 좋다. 높은 나트륨 농도가 혈액 등 체액량을 늘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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