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OTT시장 선점한 넷플릭스, '검증된 콘텐츠' 디즈니·애플 대응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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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기자
입력 2019-04-0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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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새로운 TV 스트리밍 서비스인 'TV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데일리동방] 디즈니·애플이 OTT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이들의 도전장으로 한국시장에서도 먼저 진출한 넷플릭스에게 새로운 경쟁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타워즈와 스티븐 스필버그를 내세운 경쟁사 압박 속에서 넷플릭스는 대작 중심 현지화 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발표회 무대에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니퍼 애니스턴, 오프라 윈프리 등을 등장시켜 올 가을 ‘애플TV 플러스’ 서비스를 예고했다. 애플TV 플러스는 애플의 오리지널 TV프로그램과 영화, 다큐멘터리를 독점 제공한다. 서비스는 삼성과 LG 스마트TV에서 사용할 수 있어 국내 출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 21세기폭스를 인수한 디즈니의 출격도 예고됐다. '어벤져스' 시리즈로 유명한 마블 스튜디오와 '스타워즈'를 낳은 루카스필름, '토이스토리'의 픽사를 거느린 디즈니는 연말 ‘디즈니 플러스’를 내놓는다.

세 회사 간 견제는 벌써 시작됐다. 넷플릭스는 애플TV 플러스에 참여하지 않고 최근 애플 기기의 넷플릭스 앱에서 TV 화면에 무선 연동하는 기능을 뺐다. 디즈니는 넷플릭스를 통해 내놓은 마블 캐릭터 드라마의 차회 시즌을 독점 공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먼저 진출한 넷플릭스의 시장 수성은 현지 콘텐츠 강화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닐슨코리아클릭은 올 2월 말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PC와 모바일 앱 순 방문자가 240만2000명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해 2월 79만9000명의 3배 수준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지난 1월 190개국에 공개한 자체제작 국내 드라마 ‘킹덤’이 가입자를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 '킹덤'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시즌 2 제작에 돌입했다. 넷플릭스는 첫 시즌 제작에 200억원을 투입하고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등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닐슨코리아클릭은 PC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의 넷플릭스 서비스 추정 순이용자 수가 전월보다 65.6%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평균 이용 시간도 273분으로 전월보다 6.8% 올라 '킹덤'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지난해 넷플릭스와 IPTV 독점 제휴를 맺은 LG유플러스도 '킹덤' 공개 이후 일일 유치 고객이 3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자체제작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로 주목받으며 2016년 국내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현지 인기 프로그램 제공과 자체제작 콘텐츠에 힘을 쏟고 있다. TVN과 JTBC 등의 예능과 드라마를 점차 늘리는 한편 영화 ‘옥자’와 예능 ‘범인은 바로 너’ 같은 콘텐츠로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11일에는 가수 아이유를 주인공으로 세운 자체제작 옴니버스 영화 ‘페르소나’를 공개한다.

문제는 현지화 콘텐츠의 지속성이다. '옥자'의 경우 2017년 6월 개봉 당시 ‘가입 첫 달 무료’ 회원들이 감상 후 빠져나갔다. '범인은 바로 너'의 경우 유재석 등 유명 연예인 참여로 기대를 모았지만 별다른 반향을 이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즌제 드라마 '킹덤'을 기점으로 매료된 회원들은 첫달 무료 이용에 그치지 않고 다음 시즌을 기다리게 됐다. 다만 고객 충성도를 유지할 만한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지 않을 경우 회원 이탈이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시즌제 드라마 '킹덤' 효과로 가입자를 크게 늘렸다는 평가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자체제작 현지 콘텐츠에 매달리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영국 왕실 이야기로 골든글로브 TV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받은 ‘더 크라운’과 스릴러 영화 ‘버드 박스’ 등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현지에 초점을 둔 콘텐츠 수요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수십년간의 '검증된 콘텐츠'로 중무장한 디즈니와 저명 감독·배우를 앞세운 애플의 공세에서 넷플릭스가 한국시장을 수성하는 길은 현지 대작 영화와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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