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에 무기판매 계획 중단..."미중 무역협상 체결 전까진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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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4-0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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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정부 F-16V 전투기, M1 에이브람스 탱크 판매 요청

  • 美 타임 "트럼프, 암묵적 승인했지만 다시 보류"

미국이 대만 정부에 무기를 판매하려던 계획을 미·중 무역협상 타결 전까지 잠시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무역협상이 진전을 이루는 가운데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잠시 자세를 낮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이 체결될 때까지 대만에 F-16V 전투기를 판매하려던 계획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홍콩 명보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는 록히드 마틴사 신형 F-16V 전투기 66대를 구매할 수 있게 해달라는 대만 정부의 요청을 암묵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1992년 대만에 F-16A·B 144대를 판매한 이후 대만의 신식 전투기 구매 요청에 동의한 적이 없다. 

미국이 갑작스레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당분간 보류한 건 최근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막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등 타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상황이 복잡하게 꼬일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F-16V 전투기 판매에 반발한 중국은 지난달 31일 전투기를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파견, 대만 전투기와 대치하는 일촉즉발 상황까지 벌어졌다. 

애초에 미국 내부에서 대만 무기판매 승인을 반대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고위 관계자 3명 등 소식통은 타임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려면 의회 동의가 필요한데, 트럼프 행정부가 아직 의회 동의를 얻은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의원들이 대만에 전투기와 M1 에이브람스 탱크 판매 승인 관련 회의를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대만 공군 주력 전투기인 F-16 [사진=AFP·연합뉴스]

그러나 대만은 미국의 무기판매 보류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6일 대만 외교부는 “대만이 F-16V 전투기 구매를 위한 자료를 미국측에 제출한 이후 계속해서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측은 관련 심사절차를 진행 중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확고한 지지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도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관련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만의 미국산 전투기 구매 시점이 미·중 무역협상 타결 이후로 잠시 미뤄진 것일뿐, 결국엔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만의 미국 무기 구매가 자국 군사력 향상을 위함이 아닌 중국을 향한 경고라는 정치적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홍콩 군사전문가 송중핑(宋忠平)은 “대만의 F-16V구매는 결국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만, 대만은 이를 통해 군사력 향상을 이룰 수는 없다”며 “미국의 보호 아래 있다는 정치적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대만을 사이에 둔 미·중 간 갈등은 올 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 기념사에서 "대만과의 통일을 위해서라면 무력사용도 불사하겠다”고 발언 한 뒤 연일 긴장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정부는 2017년 2월 16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 방산업체에 14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판매한후 올 3월 ‘대만여행법’에 서명해 대만 공무원들의 미국 방문과 여행을 가능하게 했다. 미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커티스윌버함과 연안경비대 소속 버솔프 경비함이 최근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강행하며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 의지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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