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주식 톺아보기] '엑스맨' 손잡은 디즈니 '스트리밍' 타고 고공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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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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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픽사·마블·루카스 이어 폭스까지 인수한 콘텐츠 제국

  • 테마파크 사업도 방문자와 수익 가파른 성장 이어가

  • 올해 스트리밍 서비스 시작은 주식 상승 계기될 듯

"디즈니는 영원히 팔지 말아야 할 주식 중 하나다."

미국 투자전문가 키스 스페이츠는 최근 투자매체 모틀리풀 기고에서 자식에게까지 물려줄 수 있는 주식 중 하나로 월트디즈니를 꼽았다. 1923년에 설립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제국의 영광이 영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밤비, 백설공주, 덤보와 같은 전설적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했던 디즈니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콘텐츠를 보강하면서 업계 최강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게다가 디즈니는 산업의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급속하게 팽창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선두주자인 넷플릭스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디즈니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말부터 시작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디즈니 전성시대를 미래로 잇는 다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미키마우스부터 데드풀까지··· 세계 최강 콘텐츠 기업 

디즈니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창작자가 갖는 상업적 권리인 '지적재산권'이다. 디즈니는 철저한 지적재산권 관리로 유명하다. 무인도에서 고립됐을 때 땅 위에 구조신호인 SOS를 쓰는 대신 미키마우스를 그리면 디즈니가 저작권 침해 고발을 위해 잡으러 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미키마우스부터 데드풀까지 디즈니 월드 속 수많은 캐릭터들은 디즈니의 거대한 수익원이다. 이들은 작품 속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이들은 테마파크나 의류, 장난감 속으로 들어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낸다. 

연속으로 성공작을 만들어내는 능력 역시 디즈니의 강점이다. 스페이츠는 "캡틴마블, 덤보, 토이스토리4 등 올해 개봉하는 기대작 10편 중 7편이 디즈니"라며 "지난 수십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디즈니의 '성공 공식'은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연속된 성공 뒤에는 시대의 변화를 읽은 디즈니의 발빠른 대처가 있다. 로버트 아이거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디즈니는 공격적 인수를 이어갔다. 2006년 토이스토리로 유명한 픽사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마블엔터테인먼트, 루카스필름 등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제작사들이 연달아 디즈니의 품에 안겼다. 대형 제작사들이 모이면서 콘텐츠의 질도 크게 높아졌다. 관객들은 몰려들고 수익은 치솟았다.

디즈니는 지난달 21세기폭스의 영화·방송 부문을 710억 달러(약 80조원)에 인수했다. 심슨가족을 비롯해 엑스맨과 판타스틱4, 데드풀 등 인기 콘텐츠까지 섭렵한 것이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인베스터플레이스는 "디즈니의 생태계가 더욱 거대해지고 다채로워졌다"고 평가했다. 

디즈니의 또 다른 거대 수익원인 테마파크 부문도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18년 디즈니의 테마파크를 찾은 방문자 수와 이들의 소비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5월과 8월에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 스타워즈 테마파크인 '스타워즈: 갤럭시 에지'가 들어선다. 올해 말 '스타워즈 에피소드 9'의 개봉을 앞두고 영업을 시작하는 테마파크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주가 상승 촉매제 될 것"  

강력한 콘텐츠 경쟁력과 다양한 수입원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년간 디즈니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인베스터스플레이스는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디즈니 주가는 90달러에서 120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했다"며 "다른 다우지수 종목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저조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디즈니의 주가는 112.52달러다. 지난해 첫 거래일(1월 2일)에 111.80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 변화가 거의 없는 셈이다. 주가는 등락을 반복했지만, 우상향의 흐름을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2019년은 디즈니 주식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올해 후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가 출범하기 때문이다. 투자전문매체 잭스닷컴은 스트리밍 사업이 디즈니 주식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들에게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른바 DTC(direct-to-consumer)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나타난 새로운 변화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직접 구독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디즈니 역시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직접 뛰어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해 디즈니는 넷플릭스에서 자사 콘텐츠를 뺄 것이라면서 자체 OTT 출범을 예고했다. 최근에는 10억 달러 이상을 지불하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구축 기술을 가진 BAM테크를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디즈니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약 1억6000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1위 업체인 넷플릭스의 구독자는 1억5000만명이다. 픽사부터 마블스튜디오까지 대형 제작사들을 거느린 디즈니의 콘텐츠 경쟁력이 단숨에 업계 1위로 등극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앞서 디즈니는 스포츠 방송 분야에서는 ESPN플러스를 통해 OTT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독자는 이미 200만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폭스를 인수하면서 미국 3위 OTT인 훌루의 최대 주주가 됐다.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5G의 확산도 디즈니를 비롯한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들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상의 내려받고 재생하는 속도가 지금보다 더 빨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데이터 이용 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OTT 사용을 늘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인베스터스플레이스는 "향후 몇년간은 디즈니가 새로운 확장의 시대를 무사히 통과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디즈니의 과감하고도 발빠른 투자의 성공 여부가 몇년 안에 판가름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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