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농업도 '한류'…20개국에서 꽃 피운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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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기자
입력 2019-03-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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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진청, KOIPA 10년 동안 개도국 농업기술 전파

  • 9900만 달러 수익 효과…국내 경제적 가치도 2345억원 달해

농촌진흥청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센터가 필리핀에 조성한 벼 우량종자 생산단지.[사진 = 농촌진흥청]


필리핀 누에바에시아 등 4개 지역에서는 최근 몇년 사이 벼 생산량이 크게 향상됐다. ha당 3.8t에 불과하던 벼 생산량이 4.5t으로 늘었다. 벼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농가 소득도 ha당 900달러로 높아졌다.

농촌진흥청이 펼치고 있는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의 성과다. KOPIA는 현지 농업연구기관과 협력해 국가별 맞춤형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해 보급하는 사업이다. 농업생산성을 높여 개도국 농민들의 소득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캄보디아 '옥수수'·파라과이 '참깨'…20개국 맞춤형 기술개발

필리핀의 경우 누에바에시아와 보홀, 일로일로, 이사벨라 등 4개 지역 2200ha에 벼 우량종사 생산단지가 만들어졌다. 우량종자 선별기술과 파종·육종·이앙·시비 기술 등이 투입됐고, 이를 도입한 농가에서는 벼 생산량이 크게 향상됐다.

필리핀뿐만 아니다. KOPIA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등 20개국에 센터를 설치하고 농업기술전문가를 파견해 연구와 성과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사료용 옥수수와 연계한 육계 생산 시범마을이 만들어졌다. 칸달주와 타케오주, 바탐방주 5개 마을에 백신접종기술과 계사 환경기술, 부화기 등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사료비는 23%가 줄었고, 사육기간은 기존 106일에서 67일로 단축됐다. 이에 따라 1년 1만6300달러의 순수익을 달성했고, 이 같은 연구성과로 자조금은 9만9097달러까지 조성했다.

스리랑카는 양파 종자를 생산하고 보급하는 시범마을이 꾸며졌다. 비가림하우스와 건조저장 기술 등을 투입해 ha당 600㎏이던 종자 생산량은 800㎏까지 늘었고, 양파 생산량도 ha당 15.5t에서 4배가 넘는 66.5t까지 향상됐다.

파라과이에서는 참깨가 주요 대상이다. 우량종자 생산에 힘을 쏟고, 유기농 재배기술과 지렁이 액비 생산설비 등을 공급해 작업능률과 생산량을 모두 높였다.

아프리카 케냐에는 감자와 양계 생산 보급 시범마을이 있다. 3개 마을에서 우량토종닭과 사육기술이 도입됐다. KOPIA가 들고간 부화기를 통해 병아리 부화율을 대폭 높이고, 백신 접종 기술을 보급해 80%에 이르던 폐사율을 12% 수준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2017년 이 마을 사람들의 농가당 소득은 2014년보다 9.2배 늘었다. 코피아센터의 도움으로 감자를 재배한 케냐의 다른 지역 주민들의 소득은 2.5배 증가했다.

KOPIA가 진출한 국가는 모두 20개국. 아시아는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미얀마, 캄보디아, 필리핀, 스리랑카, 몽골, 라오스에 KOIPA 센터가 문을 열었다. 아프리카에는 케냐, 알제리, 에티오피아, 우간다, 세네갈, 짐바브웨, 가나에, 중남미에는 파라과이, 볼리비아, 에콰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에서 KOPIA 사업이 진행 중이다.

◆농업 '한류' 실감…10년 동안 '윈윈' 체계 만들어

KOPIA 센터는 상주하는 민간인 전문가 출신 소장을 중심으로 연구원과 연수생 등 다양한 인력이 파견돼 운영된다. 특히 연간 70여명의 대학생이나 대졸 청년들을 연구원·연수생으로 선발해 글로벌 농업인재로 양성하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점식 농진청 국외과장은 "우리나라 농과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농업의 체험을 통한 글로벌 농업인재를 양성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오고 있다"며 "해외진출 국내 기업에 농업기술을 지원해 현지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연구원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현지에 머물며 기술 개발에 몰두한다. KOPIA는 먼저 현지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패키지화 한다. 이렇게 개발된 기술은 농가에서 실증을 거치고 시범마을을 만들어 검증을 거친다. 이렇게 성과가 인정된 기술은 외교부 등 국내 유관기관을 통해 현지 협력기관들과 힘을 합쳐 농가에 보급, 성과 창출에 나선다.

이 같은 KOPIA는 현지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 냈다. 2009년 이후 10년 동안 KOPIA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한 결과 기술을 전수받은 국가들에서 총 9900만 달러의 생산유발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부문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0.91%로 일반산업의 부가가치 효과인 0.5~0.9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KOPIA의 성과는 개도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KOPIA의 국내 경제적 가치는 약 2345억원으로 추정되며 '농업 한류'의 효과를 실감케 했다.

이 과장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추진현황 및 수원국 농업 기술 개발전략 등을 분석해 앞으로 비전과 목표, 중점추진 영역, 투자 계획 등을 새롭게 수립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가별 발전계획과 연계한 중점 협력분야를 꾸준히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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