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신조어] 깐깐한 소비자 '체크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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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기자
입력 2019-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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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생리대와 물티슈, 가습기 살균제, 살충제 달걀에 이어 침대에서 발암 물질인 라돈이 검출됐다는 뉴스는 소비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인생의 3분의1에 달하는 수면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침대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뉴스는 큰 충격을 안겼다.

관련 기업들이 부랴부랴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으나, 이미 기업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면서 라돈 측정기를 구입하거나 대여해 안전성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다음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렇게 제품을 구매하기 전 제품에 대한 성분과 원재료, 유해 첨가물까지 꼼꼼히 확인하는 소비자를 '체크슈머'라 한다. 확인을 뜻하는 영단어 'Check(체크)'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를 합친 '체크슈머'는 제품에 대한 논란이 커질수록 더욱 또렷하게 활동한다.

체크슈머는 기업이 만들어낸 불신을 토대로 커버린 소비행태 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완성된 제품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비자에게 공개해 신뢰도를 높이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매일유업과 샘표식품 등이 제품의 제조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업이 이미지 개선에 노력하고 똑똑해진 소비자가 깐깐하게 제품을 분석한다고 해도 제대로 접하지 못했던 생소한 성분 정보를 일일이 알기란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제품에 포함된 성분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앱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화장품 체크슈머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앱은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의 줄임말)'다. 해당 앱에는 현재 판매 중인 화장품의 모든 성분을 표시해준다. 소비자들이 들어보지 못한 성분이 있다면 전문가들이 추가로 설명해 이해를 돕고 있다. 아이를 가진 엄마들 사이에서는 '엄선(엄마들의 선택 줄임말)'이 유명하다. 해당 앱에는 식료품의 원재료 및 영양성분, 위해 첨가물 등에 대한 정보가 잘 정리돼 있다.

기업에서는 깐깐해진 체크슈머의 소비가 유별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종사자 역시 소중한 사람들에게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제품을 권하지는 못할 것이다. 체크슈머라는 말이 없어지는 날이 하루 빨리 다가오길 바랄 뿐이다.

 

[사진=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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