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대교 남단에 '노들섬~노량진' 잇는 보행교 부활...2021년 개통

한강대교 보행교 조감도[사진 = 서울시 제공]

2021년 한강대교 남단에 노들섬과 노량진을 잇는 보행자 전용교 '백년다리'가 다시 개통된다. 1917년 ‘한강 인도교’가 최초 개통된 이후 104년 만의 부활이다.

서울시는 한강대교 남단(노들섬~노량진)의 아치 구조와 기존 교각을 이용해 폭 10.5m, 길이 500m 보행교를 새롭게 놓는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차도는 유지하면서 쌍둥이 다리 사이 공간을 이용하는 식이다. 총 사업비 300억원을 투입, 연내 설계를 완료하고 2021년 6월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시는 뉴욕의 상징물이자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인 ‘브루클린 브리지(Blooklyn Bridge)’처럼, 보행교를 1층은 차도, 2층은 보행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보행자 편의를 극대화하고 도로 시설물로 단절된 노량진 일대를 연결하는 동시에, 창의적인 디자인과 콘텐츠를 담아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든다는 목표다.

내년 초 철거 예정인 노량진 고가차도 일부 구간을 존치해 보행교와 연결한다. 시민들이 노들역, 한강공원, 용봉정 근린공원 등 노량진 일대 주변으로 편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육교 형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보행교를 노들섬 동-서를 연결하는 보행육교와 연결하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올림픽대교 하부 수변보행길과도 수직으로 연결한다. 이렇게 되면 노들섬에서 보행교를 지나 노량진 일대까지 한 번에 보행길이 연결된다.

보행교에는 △한강과 주변 경관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전망데크)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광장(백년마당) △미니 잔디밭 등 녹색 휴식공간(그린데크) 등이 조성된다. 시드니의 '하버 브리지(Harbour Bridge)'처럼, 보행교 자체를 단순히 지나가는 공간이 아닌 볼거리‧즐길거리가 있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한강대교 보행교 설치와 연계해 상대적으로 협소하고 낙후된 한강대교 남단 수변공간 재생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노들섬과 한강대교를 중심으로 동-서로 이어지는 ‘한강변 보행 네트워크’를 조성, 이 일대 보행환경을 대폭 개선하고 침체됐던 노량진 일대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여의나루역에서 샛강 합류부와 올림픽대로 하부 수변공간을 지나 동작역으로 이어지는 약 5.3㎞ 길이의 기존 한강변 보행로를 더 걷기 좋은 길로 개선한다. 수변부에서 지상부~한강대교 보행교까지 층층이 연결하는 새로운 보행루트도 구축한다.

특히 주요 거점 8개소에는 수변카페, 물놀이 시설, 모래놀이터, 그늘쉼터같이 공간 특성을 활용한 소규모 시민여가공간이 새로 생긴다. 시는 연내 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마련하고 2020년 11월까지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강철교 인근 보행로’에는 기존 보행로(폭 1.5m) 대신 넓은 보행데크를 새롭게 설치한다. 데크를 입체적으로 조성해 그늘쉼터, 상점 같은 틈새 공간도 마련한다. 현재 별도의 시민여가공간이 없는 ‘샛강 합류부 일대’에는 자전거 주차가 가능한 그늘쉼터 같은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강대교 보행교는 100여년 전 한강인도교의 보행 기능을 복원하는 역사적 의미를 가질 뿐 아니라 ‘걷는 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뉴욕의 브루클린 브리지처럼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