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충절·예향의 고장 '예산'…충의사·기념관 등 독립 위해 목숨 바친 윤봉길 의사의 발자취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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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기수정 기자
입력 2019-03-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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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의사의 영정을 봉안한 사당.[사진=예산군 제공]

대한민국의 역사 중 가장 가슴 시리고 가장 아프며 가장 슬펐던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슬픔이 얼마나 큰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우리에게 익숙한, 또는 익숙하지 않은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다. 꽃다운 나이, 오직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이루 말할 수없는 고통을 감내하고 수많은 희생을 치러낸 순국선열의 용기 덕에 나라는 광복을 맞았고 우리는 자유를 얻었다.

◆영웅적 희생,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청년 윤봉길 의사
 

충의사 현판[사진=예산군 제공]

스물다섯, 짧은 생을 조국을 위해 살다 간 청년 윤봉길의 흔적을 찾아 '충절'과 '예향'의 고장 충남 예산으로 향했다. 

1908년 예산군 덕산면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윤봉길 의사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 청년기를 맞았다.

19세가 되던 해 농촌 계몽운동에 뛰어든 그는 서당 '부흥원'을 차리고 농민들에게 글을 가르쳤다. 조선이 일본에 박해받는 이유가 무지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 대장부가 집을 떠나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이란 비장한 글을 남긴 채 중국 망명길에 오른다. 그때가 그의 나이 겨우 스물셋이었다.

이후 상해에서 백범 김구 선생을 만나 '독립 의지'를 불태운 윤봉길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일본 국왕의 생일인 천장절(天長節)과 전쟁 승리 두 가지를 축하하는 홍커우공원 기념식장에 ​폭탄(저격용 물통 모양의 폭탄 1개, 자결용 도시락 모양의 폭탄 1개)을 감추고 들어갔다. 

행사가 무르익었을 때 그는 거침없이 폭탄을 던졌고 일본군 대장과 일본인 거류민단장은 즉사했다.

식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윤봉길 의사는 그 자리에서 체포돼 결국 일본 가나자와 육군 공병작업장에서 25세의 나이로 순국했다. 

윤봉길 의사는 그렇게 떠났지만 그의 의거는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장제스조차 "중국의 백만 대군이 못 하는 일을 한국의 청년이 해냈다"라고 칭송할 만큼 담대한 용기였다.

​스물다섯 짧은 생이었지만 가슴은 누구보다 뜨거웠고 삶은 의로웠다.

◆윤봉길 의사의 발자취 따라 천천히 거닐다
 

개인의 자유는 민중의 자유에서’. 농민독본의 한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사진=예산군 제공]

윤봉길 의사 생가터 주변은 현재 사적지로 조성됐다. 기념관과 동상, 사당에서 윤 의사의 기개를 느낄 수 있다. 

윤봉길 의사의 영정을 봉안한 사당인 충의사는 1968년도에 건립됐다. 생가인 광현당, 성장가인 저한당, 농촌부흥운동을 한 부흥원, 유물을 전시하고 교육과 체험 시설을 갖춘 기념관과 함께 구성됐다.

윤봉길 의사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이도,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이도 이곳을 방문하면 위인전 한 권을 정독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느끼고 알 수 있다.

충의사 가까이에 한옥으로 지어진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는 그의 행적이 디오라마, 매직비전 등으로 재현돼 있다.

물통 폭탄을 던지며 일본 헌병들에게 저항하는 장면에서는 어릴 적부터 수없이 들어온 일화임에도 불구하고 털이 쭈뼛 서며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의거 당시 소지했던 보물 제568호로 지정된 지갑, 회중시계, 도장을 비롯해 의거에 사용된 물통형 폭탄과 자결용으로 준비했던 도시락형 폭탄 등 유품 28종 56점도 함께 전시돼 있다. 
 

윤봉길 의사 영정 앞에 피어오르는 향[사진=예산군 제공]

기념관 출구에 마련된 포토존. 매헌 윤봉길 의사, 백범 김구 선생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사진=예산군 제공]

윤봉길 의사 기념관 및 충의사 곳곳에서 휘날리는 태극기[사진=예산군 제공]

1930년 3월 6일. 윤봉길 의사는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떠나기 전 ‘장부출가생불환’이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예산군 제공]

홍커우 의거를 재현한 모습[사진=예산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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