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삼성전자 박물관에 '옴니아'가 없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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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0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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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산업부 백준무 기자]

보안이 삼엄하기로 유명한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에도 일반인이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이다. 1896년 굴리엘모 마르코니가 개발한 초기 무선전신기, 1900년대 토머스 에디슨이 만든 백열등 등 전자산업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료들을 전시 중이다.

반세기 동안 삼성전자가 만들어 온 혁신 제품들도 만날 수 있다. 최근 방문한 전시관 3층에는 '애니콜'부터 '갤럭시'까지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다양한 휴대폰이 전시돼 있었다.

다만 삼성전자 최초의 스마트폰인 '옴니아' 시리즈의 자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전시관에서는 산업사에 한 획을 그은 제품들을 대상으로 전시 중"이라며 "(옴니아의 경우) 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옴니아는 2008년 처음 출시된 브랜드다. 당시 애플이 '아이폰'으로 휴대전화 시장에 진출하자,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이다. 이듬해 출시된 옴니아2의 경우 1년 만에 80만대 가까이 판매됐지만 이용자 사이에선 '스마트(똑똑)하다면서 쓸 곳이 없다'는 혹평이 나왔다. 아이폰을 압도한다는 하드웨어 스펙이 무색하게 당시 떠오르던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도 못 쓴다는 것이었다.

옴니아가 채택한 운영체제(OS)가 윈도 모바일이었다는 게 문제였다.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던 애플 앱스토어와 달리, 앱 생태계가 전무했던 것이다. 결국 옴니아는 세상의 빛을 본 지 불과 3년 만인 2010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갤럭시' 브랜드로 스마트폰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옴니아가 나온 지 11년이 흘렀다.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먼저 새 폼팩터를 내놓았다. 지난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공개된 폴더블(접이식) '갤럭시폴드'가 주인공이다. 7.3형의 디스플레이가 4.6형으로 깔끔하게 접히는 광경에 전 세계가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왜 필요한가"라고 묻고 있다. 폴더블폰으로만 체험할 수 있는, 폼팩터에 걸맞은 콘텐츠 없이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옴니아에서 교훈을 얻은 삼성전자 또한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현재 유튜브·넷플릭스 등 동영상 서비스 업체는 물론, 엔씨소프트 등 게임 업체와도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찌감치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를 통해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관건은 콘텐츠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폼팩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콘텐츠의 확보가 폴더블폰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갤럭시폴드는 오는 4월 26일 미국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다. 두달 가까이 남은 지금, 갤럭시폴드의 하드웨어만큼이나 놀라운 소프트웨어를 선보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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