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우려가 현실된 역전세난…"지켜만 본다구요?"

강영관 기자입력 : 2019-02-19 09:26
수년간 쏟아진 소나기 주택 공급이 결국 탈이 났다. 새 집 입주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지역에선 올해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낮아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현실화됐다.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위원회에 총 2515건의 분쟁 조정이 접수됐는데, 이 가운데 71.6%인 1801건이 전세 보증금 반환과 관련한 분쟁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 보증금을 제때 못 받고 있어 집주인에게서 보증금을 받게 해달라는 조정신청이 10건 중 7건을 넘는 셈이다.

이는 2년 전과 비교해 전세금이 하락하는 주택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에서 전세 보증금이 2년 전보다 내린 아파트가 38.6% 증가했다. 서울은 13.2%, 수도권은 29.7%였으며, 지방은 51.3%로 절반 이상이 2년 전 전세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전셋값이 내려간다는 소식이 세입자들에겐 반가울 테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다른 곳으로 이사하거나 재계약할 때 떨어진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이른바 '깡통전세' 피해자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서다.

실제로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깡통전세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보증에 가입한 가구는 2017년 1만272가구에서 지난해 2만5980가구로 급증했다. 또 ​역전세난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전세금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 법적처벌 해주세요", "전세보증금 반환법 만들어주세요", "전세입자를 지켜주세요" 등 청원이 잇따랐다.

정부는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군산에서 열린 서민금융행사에서 "지역적으로는 전세가 하락폭이 큰 곳이 있지만 광범위한 것은 아니고, 현재로선 어떤 대책을 내놓을 정도는 아니다"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은 집주인이 할 일"이라고 밝혔다. 역전세난 해소를 위한 대출이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않고 버티는 자금이 되거나, 부동산시장으로 재투입될 수 있다는 점은 정부로서는 부담일 것이다.

그러나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세입자나 보증금을 반환해줄 형편이 되지 못하는 임대인의 마음 고충은 적지 않다. 퇴로는 열어줘야 한다.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한 주택 매각 때 혜택을 주는 방안이나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한 용도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전세제도 및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 지원도 다양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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