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선 1년여 앞두고.." 앞다퉈 미국 가는 대만 차기 총통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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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2-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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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트럼프 행정부 '눈도장' 찍으러 가나?

  • 국민당 주리룬 14일 美 실리콘밸리 등 서부 방문

  • 무소속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도 3월 워싱턴, 뉴욕 등 美 동부지역 방문

  • 차이 총통, 올 하반기 '경유외교' 추진…미국 지지 얻으러

주리룬 전 대만 신베이시 시장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모습. [사진=페이스북]


2020년 대만 차기 총통 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대권주자들이 잇달아 미국 방문을 추진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한테 '눈도장' 찍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가장 먼저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선언한 주리룬(朱立倫) 전 신베이(新北)시 시장이 지난 14일부터 미국 방문 일정에 돌입한 것을 비롯, 무소속 출신의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 우둔이(吳敦義) 국민당 주석, 그리고 국민당 소속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이 잇달아 방미길에 오른다고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周刊)이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아주주간은 이를 두고 "마치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하는 입장권을 따내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면접을 보러 가는 것 같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정치적 민감성' 피해 실리콘밸리 방문 선택한 주리룬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국민당 주석을 역임한 주리룬 전 시장은 지난해 말 가장 먼저 총통 출마 선언을 하면서 기선 제압에 나선 인물이다. 그는 국립대만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대에서 재무학 석사와 회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입법위원(국회의원), 국민당 주석을 거쳤다.

그는 지난 2016년 1월 총통 선거를 3개월 앞두고 국민당 '구원투수'로 등판했으나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에서 300여만 표 차이로 패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지방선거 승리로 국민당의 향후 집권 기대감이 커지면서 당 내 유력주자로 꼽히고 있다.

주 전 시장은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해 이번 방미를 '미국 산업을 배우러 간다'는 뜻의 '산업학습지려(産業學習之旅)'라고 표현해 초점을 정치가 아닌 경제에 맞췄다. 그는 '정치 수도' 워싱턴이 소재한 미국 동부가 아닌 서부를 선택,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다.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주 전 시장은 15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 방문 첫날 애플 본사 등을 방문하는 등 현지 창업 혁신 현장을 둘러봤다.  

◆ 미국에 '양안 정책' 이해 구하러 가는 커원저

커원제 타이베이 시장. [사진=AP연합뉴스]


여야를 막론하고 대만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른 무소속 출신의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도 내달 16일부터 9일간 미국 워싱턴, 뉴욕, 보스턴, 애틀랜타 등 동부 지역 4개 도시를 방문할 계획이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커 시장은 앞서 방미 계획과 관련해 "미국 4개 도시의 바이오기술 기업, 학술기관, 싱크탱크를 방문해 협력 기회를 찾을 것"이라며 "또 미국의 수도, 상하원 의원들이 있는 워싱턴엔 인사하러 가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비록 무소속이지만 최근 "양안(兩岸·중국 대륙과 대만)은 한 가족"이라고 발언하는 등 친중 성향의 국민당에 가까운 행보로 미국이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대만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라면 미국 방문은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커 시장이 방미 기간 미국 측에 자신의 양안 정책 구상을 밝히고 미국을 설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버드대 강연 초청 받은 한궈위

한궈위 대만 가오슝시 시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둔이 현 국민당 주석도 3월 입법위원회(국회) 보궐선거만 끝나면 곧바로 미국 방문길에 오를 계획이다. 우 주석도 미국 워싱턴, 보스턴 등 동부 지역에서 열리는 대만 교민 친목회 등에 참석하는 일정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아직 대선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 해 10월 지방선거에서 '한류' 돌풍을 일으켰던 한궈위 가오슝 시장도 4~5월 미국 명문 하버드대학교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해 하버드대 공개 연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 하반기 '경유 외교' 선보이는 차이잉원 총통

차이잉원 대만 총통.[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蔡英文) 총통도 올 하반기 중남미 우방국 순방길에 미국을 들르는 '경유 외교'를 선보일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해 10·24 지방선거에서 민진당 참패로 차이 총통의 2020년 대선 출마 가도에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지지를 얻겠다는 심산이다.  차이 총통은 2016년 집권 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양안 관계는 사실상 '경색' 국면에 빠졌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으로선 차이 총통과 밀착하며 사실상 중국에 압박을 가해온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이달 초 미국 공화당 소속 상원들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차이 총통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추진할 것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낸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지난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대만의 상호교류를 촉진하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한데 따른 것으로, 중국 대륙의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이 총통이 실제로 미국 의회 연설을 진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만약 실제로 이뤄진다면 이는 미국이 2020년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 행정부를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홍콩 아주주간은 대만 차기 유력 대선주자들이 잇달아 미국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두고 "마치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하는 입장권을 따내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면접을 보러 가는 것 같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 2020년 총통선거···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는?

한편 2020년 대만 차기 대선주자 물망에 오른 후보 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현재로선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이 꼽힌다. 

대만 국립정치대 선거연구센터가 미국 듀크대와 1월초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커 시장은 38% 지지율로 주리룬(21%), 차이잉원(15%)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대만 TVBS가 1월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커 시장은 40% 지지율을 얻었다. 

대만 국민당 소속 정부 관계자는 아주주간을 통해 "커원제 시장이 대선 후보에 출마하든 말든, 그가 선거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며 "그의 지지를 받는 후보는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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