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중국 구조개혁안 놓고 이견차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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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2-1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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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MP "美 '검증가능한' 매커니즘 원하지만…"

  • "中 전면적 경제개혁 거부"

  • WSJ, 美 반도체 구매·車보조금 폐지 제안…美 '글쎄'

  • 中, 美 화웨이 사태 논의 대화 병행도 제안

  • 시진핑 국가주석 15일 美 협상팀 면담 예상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USTR 대표, 류허 부총리,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정장관. [사진=신화통신]


미국·중국 간 베이징 고위급 무역협상이 14일부터 이틀간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양국이 중국의 구조개혁안을 둘러싸고 여전히 팽팽한 이견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양국 협상팀은 모두 3월 1일로 다가온 '90일' 무역협상 마감시한 이후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상황은 피하려고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요구하는 경제 구조개혁을 놓고 이견이 커서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중 양국 협상팀은 중국이 구조개혁을 약속하는데 따른 대가로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부과하는 10% 관세를 철회하는 것은 물론 관세율을 25%로 추가 인상해 부과하는 것도 보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국 구조개혁을 둘러싼 이견이 커서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중국 구조개혁에 대한 합의는 검증가능하고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검증가능한 메카니즘에 근거해 중국이 약속한 시간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관세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측은 '실행 매커니즘'이라는 비교적 부드러운 문구를 사용해 중국의 약속 이행을 모니터링하는 틀을 짜길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중국이 개혁에 대한 의지를 입증하는 조건을 내세워 경제모델에 대한 전면적 개혁을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중국 측이 미국산 반도체 구매 확대와 보조금 중단 카드를 내밀어 미국과 '합의'를 시도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6년간 미국산 반도체 구매 규모를 2000억 달러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자국산 차량 보호를 위해 신(新)에너지 및 소형엔진 차량에 적용해왔던 자국민 보조금 정책을 폐지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다만 이에 대해 미국은 별로 만족스러워하지 않는다고도 WSJ는 전했다. 아무리 중국 중앙정부가 자동차 보조금을 폐지해도 지방정부의 외국산 자동차 차별 정책은 바꿀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의 반도체 구매 확대도 오히려 중국이 하이테크 기술산업을 주도하는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WSJ는 양국 간 협상이 아직 이견차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에 따라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미·중 양국은 추가협상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90일 휴전’ 마감 시한을 애초 예정된 3월 1일에서 60일 더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측은 이번 고위급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큰 모습이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4일 "미·중 무역협상이 현재 진행 중으로, 현재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할 순 없다"며 협상 시한을 60일 연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미·중 무역협상이 끝나면 더 좋은 답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모두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 매우 관심이 많은 걸 이해한다"며 "모두 미·중 무역협상이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양측 실무팀이 온 정신을 집중해 협상을 잘 하도록 해서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상호윈윈의 결과를 내놓는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사진=신화통신]


중국 국영중앙(CC)TV는 이날 이례적으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고도 홍콩 명보(明報)는 15일 보도했다.  1분30분짜리 짤막한 영상에는 베이징 댜오위관 국빈관 팡화위안(芳華苑) 로비(芳華苑)에서 중국 협상팀 대표인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미국 협상팀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류 부총리와 므누신 장관이 미소를 띄운 채 담소를 나누며 함께 협상장 안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포함됐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팀은 15일에도 협상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이날 무역협상이 끝난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측 대표인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만날 예정이라고 SCMP는 앞서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래리 커들러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14일(현지시각) 현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이 15일 미국 협상단과 만나는 건 매우 좋은 신호"라며 "미국의 협상단은 무역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이 앞서 지난달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사태 해결 논의를 위한 대화를 병행할 것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SCMP는 15일 보도했다. 

멍 부회장은 앞서 12월초 캐나다에서 대이란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미국 사법부는 화웨이와 멍 부회장에 대해 대이란제재 위반, 기술절도 등 혐의로 기소했으며, 미국은 캐나다에 멍 부회장의 신병 인도를 공식 요청한 상태다.

미국이 국가안보 위협 우려를 내세워 동맹국을 대상으로 화웨이에 대한 '보이콧'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다만 이번 베이징 고위급 무역협상에서도 화웨이 문제가 주요 이슈로 다뤄졌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SCM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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