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자이언트 판다의 '집으로 가는 길’

궈수란(郭舒然), 장원(張文) 입력 : 2019-02-01 11:41
중국 국보 자이언트 판다 '샹샹'과 '루신'의 이야기
 

2017년 11월 20일, 사육사가 판다 2마리를 야생화 훈련기지에서 야생적응구역으로 옮기고 있다. [사진=인민화보]

자이언트 판다는 중국에만 있는 종(種)으로, 중국의 국보(國寶)다. 얼마 전 중국에서 ‘자이언트 판다 보호 및 사육 국제대회 겸 2018 자이언트 판다 사육기술위원회 연례회의’가 개최된 가운데, 중국국가임업초원국은 현재 전세계에서 사육 중인 자이언트 판다의 수는 548마리에 달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자이언트 판다에 대한 연구 및 보호에 힘을 쏟으면서 자이언트 판다 개체군 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는 동물학자들의 꿈, 즉 ‘사육 중인 판다를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는’ 꿈의 실현을 앞당기고 있다. 동물학계는 줄곧 자이언트 판다를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야만 소규모로 고립생활을 하는 특성을 바꿀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이언트 판다의 지속적인 번식을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주장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난 2003년부터 자이언트 판다의 주요 서식지인 쓰촨(四川)지역에 4개의 ‘판다 야생화(野生化) 훈련기지’를 잇따라 조성, 다년 간의 탐색과 실천을 통해 사육 중인 판다가 야생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야생 적응의 실패
2003년 여름, 쓰촨성 워룽(臥龍)자연보호구의 허타오핑(核桃坪) 기지는 자이언트 판다 방사 프로젝트를 개시했다. 당시 두 살이던 수컷 판다 ‘샹샹(祥祥)’이 후보로 선정되어 야생 적응 훈련에 투입됐다.해발 2080m 높이에 자리잡은 총 면적 2만7000㎡의 허타오핑 기지는 대나무가 우거지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다. 하지만 장난감 공도 없고 장난을 치며 놀 수 있는 계단도 없는 환경이다. 더구나 친구들도 보이지 않고 먹이가 들어오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낯선 환경에 ‘샹샹’은 적잖이 당황했다. “당시 ‘샹샹’은 워룽에서 사육 중이던 100여 마리의 자이언트 판다 중에서 가장 우수했다. 특히 나이, 건강상태, 모방능력 세 가지 부분에서 야생 방사에 가장 적합했다. 비슷한 연령의 다른 판다들에 비해 반응이 민첩했고, 학습능력이 뛰어났으며, 적응력이 좋았다.” 중국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센터의 장허민(張和民) 주임의 말이다.

전문가들은 자이언트 판다 자연 방사에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나이를 꼽으면서, 두 살 전후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샹샹’은 후보 판다들 가운데 체격이 가장 건장했고, 사육 단계에서 아팠던 적이 없던 유일한 판다였다.

혼자서 대나무 잎을 먹고, 혼자서 샘물을 찾아야 했으며, 겨울을 날 굴도 스스로 파야 하는 생활…. 모든 것이 ‘주어지던’ 시간과 작별한 ‘샹샹’은 첫 번째 단계를 무사히 통과한 뒤 다음 단계 테스트에 돌입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더욱 어려운 시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샹샹’은 이 단계에서 처음으로 야생성을 드러냈다. 가깝게 지내던 사육사 류빈(劉斌)을 봤을 때는 공격을 하거나 피했다.

겨울이 다가오자 ‘샹샹’은 난관에 봉착했다. 2006년 12월 13일, 추적 모니터에 이상 표시가 나타났다. ‘샹샹’이 상시 노선을 이탈해 장거리 이동을 한 것이었다. 대나무 사이에서 ‘샹샹’의 모습이 포착된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 휘청거리는 ‘샹샹’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았다. 연구원들은 모니터링을 통해 ‘샹샹’의 몸 곳곳에 상처가 난 것을 발견했다. 특히 등과 뒷다리 상처가 심해 기지 복귀 및 치료가 시급했다.

2006년이 다 가기 전, 기지로 복귀해 건강을 회복한 ‘샹샹’은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보내졌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위치추적신호가 끊겼다. ‘샹샹’이 또 다시 사라진 것이었다. 한 달 여가 지나 ‘샹샹’을 찾았지만 이미 싸늘하게 식은 뒤였다.

해부를 통해 밝혀진 ‘샹샹’의 사인은 이러했다. 다른 수컷 판다와 영역 쟁탈전이 벌어졌고, 싸움에서 진 ‘샹샹’은 도망을 가던 중 길을 잘 못 들어 그만 실족하고 만 것이었다.

연구원들은 두 갈래 기로에 놓여졌다. 하나는 야생 적응 훈련을 받고 있는 판다들을 모두 사육장으로 돌려보내는 것, 다른 하나는 판다들을 야생으로 보내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국보’가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판다를 왜 방사하냐고 물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리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판다를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싶었다. 자이언트 판다는 야생 환경에 있을 때 비로소 성장하고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멸종위기의 야생동물이 자연에서 생존하고 진화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과 자연이 진정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장허민의 말이다.

◇터닝포인트가 된 암컷 판다
‘샹샹’의 죽음 이후 판다의 자연 방사는 더디게 진행되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었다. 3년 뒤, 신중한 연구과정을 거쳐 연구원들은 또 다른 판다 ‘루신(瀘欣)’을 방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루신’은 독특한 배경을 가진 판다였다. 야생에서 연구원들에게 발견되어 자이언트 판다 보호센터에서 성장한 것이다. 2009년 3월의 첫 날, 5살 된 ‘루신’은 쓰촨 야안(雅安)에 위치한 리쯔핑(栗子坪)보호구로 보내졌다.

방사 계획은 전보다 더욱 엄격해졌다. 연구원들은 분석을 통해 수컷의 본능이 ‘샹샹’을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 중 하나이며, 수컷은 야생의 판다와 쉽게 어울릴 수 없음을 발견했다. 연구원들이 암컷인 ‘루신’을 선택한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또한 새 방사지역에는 자이언트 판다 수가 적었으므로 외부의 친구가 기존의 무리와 어울릴 수 있는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내린 선택이었지만 ‘루신’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기만 했다. 연구원은 당초 ‘루신’의 목에 위치 GPS 장치를 심어 놓으면 언제 어디서든 ‘루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위치추적신호에 이상이 생겼다. 경보시스템이 발령되고 리쯔핑 보호구 수십 명의 인력이 동원되어 밤낮으로 산을 수색했지만, ‘루신’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루신’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1년 뒤, 사람들은 그제서야 안심했다. ‘루신’은 스스로 분발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2년 여가 지났을 때,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한 ‘루신’은 기존의 개체군에 안정적으로 적응했다. 그리고 2014년 마침내 새끼를 출산했다.

이후 6개월간은 판다 모자의 모습이 적외선카메라에 자주 포착됐다. 연구원들은 DNA 샘플 수집과 유전정보 분석을 거쳐 카메라에 비친 새끼 판다가 2012년 8월 경에 출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엄마는 ‘루신’이 확실했고, 아빠는 리쯔핑 보호구의 야생 판다였다.

‘루신’이 자연 교배와 출산, 양육에 성공한 것은 방사계획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에 대한 증명이며, 고립된 생활을 하는 소규모 개체군의 생존능력 제고에 대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아직 축포를 터뜨리기엔 일렀다. 이번 성공은 판다 방사라는 길에 내디딘 작은 걸음에 불과하며, 사육 중인 자이언트 판다의 야생방사를 위한 여정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것을 연구원들은 잘 알고 있었다.

◇확대되는 방사, 모자(母子)도 생존
‘루신’의 성공적인 야생화를 지켜본 연구원들은 판다 모자의 ‘공동 방사’ 계획을 세웠다. 즉, 어미 판다에게 새끼 판다를 데리고 다니게 함으로써 위험대처능력을 키우고 궁극적으로는 야생환경에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타오타오(淘淘)’는 사람 손에서 자랐다. 그러나 출생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어미 판다인 ‘차오차오(草草)’와 함께 허타오핑 야생화 훈련기지에서 생활하면서 사람의 간섭은 점차 배제됐다. 사육기지의 안락한 환경과 달리 허타오핑은 위험천만한 곳이었다. ‘차오차오’와 ‘타오타오’가 숲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때였다. 야생 너구리 한 마리가 소리없이 판다 모자에게 접근했다. 당시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새끼였던 ‘타오타오’가 야생 너구리에게는 더 없이 훌륭한 먹이였던 것이다. 연구원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언제든지 판다 모자에게 달려갈 준비를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야생 너구리가 조금씩 거리를 좁혀오던 때, ‘차오차오’가 벌떡 일어나 몸을 날림으로써 야생 너구리를 쫓아낸 것이었다. 이후 ‘타오타오’의 체중은 안정적으로 증가했고, 야생 생존능력 또한 제고됐다.

2012년 5월, 판다 모자는 또 다른 훈련장소로 보내졌다. 해발 2380m, 총 면적 24만㎡의 자이언트 판다 자연방사 프로젝트를 위한 전용 자연구역이었다. 나무 타기, 물 찾기, 천적 구분하기 등 새로운 훈련 장소에서 ‘타오타오’는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혼자 할 수 있게 되었다. 판다 모자의 활동 간격도 종전의 50여 m에서 100m 이상으로 벌어졌다.

‘차오차오’와 ‘타오타오’ 모자가 야생 적응훈련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사전 준비작업 덕분이었다. 특히 야생동물과 맞닥뜨린 ‘타오타오’가 민첩하게 반응하며 나무를 타거나 도망간 것은 ‘모자 동반 방사’를 계획하고 실행한 황옌(黃炎) 중국 자이언트 판다 보호연구센터 부총엔지니어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사실 ‘타오타오’가 그런 행동을 보여준 것은 그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는 뜻이었다. 겁이 많아 보이는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판다가 야생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사육 판다에게서는 이런 의식과 행동능력을 찾아볼 수 없다.

2012년 10월, ‘차오차오’와 ‘타오타오’는 마침내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타오타오’의 뒤를 따라 지난 6년간 6마리의 자이언트 판다가 야생으로 돌아가 판다 가족의 든든한 새 친구가 됐다.

“자이언트 판다를 지키기 위해서는 서식지를 보호하고 야생 개체군의 번식능력을 키우는 것이 양대 핵심 과제다. 자이언트 판다가 계속 존재하기 위한 근간은 역시 야생 개체군의 증가다. 인공사육을 하며 축적한 기술과 방법들을 판다의 자연 방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응용할 것이다. 현재 우리는 두장옌(都江堰)시와 량산(涼山) 이족(彜族)자치주 레이보(雷波)현에 각각 야생 방사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자이언트 판다 연구와 보호 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빈쥔이(賓軍宜) 쓰촨성 임업청 부청장의 말이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했습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