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시나리오는…"잠정합의 뒤 추가협상·휴전연장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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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01-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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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31일 美워싱턴DC서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vs 류허 부총리

  • '잠정합의' 외 '최종합의', '실패·트럼프 거부' 등 세가지 시나리오

류허 중국 경제 담당 부총리[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오는 30~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인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의 담판이다. 이번 협상은 '90일 휴전' 시한인 3월 1일 이후 무역전쟁이 재개될지 여부를 좌우할 중대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28일 이번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놓고 제기되는 시나리오 세 가지를 소개했다.

◆잠정합의 뒤 추가 협상 또는 휴전 연장

가장 유력한 기본 시나리오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류 부총리가 잠정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다.

큰 틀은 뚜렷해 보인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고 지식재산권 침해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양측이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을 통해 합의 이행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류 부총리가 추가 협상 계획을 알리면 3월 1일 안에 최종 타결이 가능하거나 휴전을 연장한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합의 내용이 보고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고, 두 정상이 얼마나 만족해할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두 협상 대표가 언론이나 성명을 통해 별 말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은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알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은 이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관급 협상이 끝난 뒤 애매한 내용의 성명을 별도로 내놓은 게 전부다. 미국은 중국의 자국산 제품 수입 문제 등에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어떤 합의든 지속적인 검증과 효과적인 집행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중국은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구체적인 협상이었다고 평가했다.

◆중국 '큰 양보' 따른 협상 타결...과연?

최상의 시나리오는 중국이 기대치를 넘는 경제개혁안을 내밀어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납득시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중국에 무역을 비롯한 경제정책의 구조적 변화를 요구해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비롯한 대중 강경파(매파)들은 중국이 국가가 주도하는 성장모델에서 벗어나 시장 개방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이 라이트하이저를 만족시킬 제안을 한다면, 무역협상은 사실상 타결되는 셈이다. 무역전쟁 우려가 해소되는 것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랠리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이 미국의 광범위한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경제에 대한 고삐를 풀라는 게 미국의 궁극적인 요구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은 대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를 핵심 표적으로 삼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번 협상에서 중국 국유기업이 집중조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성장한 국유기업은 '중국 공산당의 다리'라고 불릴 만큼 중국 경제는 물론 정치체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미국 재무부 출신인 데이비드 뢰빙거 TCW그룹 이사는 "미국은 중국 기업 지배구조의 광범위한 변화를 원하지만,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협상 실패 또는 트럼프 잠정합의 거부

협상이 끝난 뒤에 아무런 성명도 발표되지 않을 수 있다. 실망과 분노를 드러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트위터 게시글)이 뒤따르면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잠정 합의가 있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5월 베이징에 이어 워싱턴DC에서 2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가진 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을 늘리고, 지식재산권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며칠 만에 합의 틀을 거부하고 협상 대표들을 원점으로 돌려보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이번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며, 라이트하이저는 물론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윌버 로스 상무장관을 비롯한 강경파들이 트럼프의 행보를 상당 부분 좌우할 것으로 봤다.

뢰빙거는 백악관 내 힘의 균형이 대중 강경파 쪽으로 기울어 걱정스럽다며, 중국이 뭘 해야 미국이 '예스(yes)'라고 할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윌리엄 라인시 선임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두가 분열돼 있다"며 트럼프가 중국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50 대 50이라고 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3월 1일까지 중국과 무역협상을 타결짓지 못하면 연간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이고, 아직 폭탄관세를 물리지 않은 중국산 제품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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