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혁명 2세대, 잇단 시진핑 비판…"소련 답습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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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1-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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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자당 내 비판 목소리 높아져

  • 1인체제·무역전쟁 등 문제제기

후야오방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장남인 후더핑(왼쪽)과 덩샤오핑의 아들 덩푸팡. [사진=바이두 캡처]


중국 혁명 원로의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太子黨) 내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향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시 주석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고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데 대한 문제 제기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후야오방(胡耀邦)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장남인 후더핑(胡德平)이 공개 석상에서 중국의 현 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임위원을 맡고 있는 후더핑은 지난 16일 자유주의 성향의 싱크탱크인 후판연구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중국은 구소련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더핑은 "구소련이 범했던 치명적 실책은 공산당에 권력이 너무 집중됐던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도 권력 집중과 계획 경제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주의 국가들은 기술 진보와 생산성 향상으로 경제 발전을 이뤘지만 구소련은 몰락했다"며 "현재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광둥성보다도 작다"고 부연했다.

후더핑은 "구소련에서 교훈을 얻어 확고한 개혁의 길을 가야 한다"며 "개혁의 방향과 목표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정치 개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더핑은 태자당 내에서도 원로 대접을 받는 인물이다. 후더핑의 부친은 후야오방은 중국의 대표적인 개혁파 정치인으로 공산당 총서기를 역임했지만 지난 1989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의 사망을 계기로 학생 시위가 격화하면서 같은 해 6월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촉발됐다.

시 주석은 2012년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되기 직전에 후더핑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정치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결국 1인 체제 확립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후더핑은 지난해 '국진민퇴(國進民退·국유기업 전진 민영기업 후퇴)'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민영경제의 임무가) 공유경제 발전에 협조하는 것이라면 공유경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후더핑에 앞서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 덩푸팡(鄧樸方)도 시 주석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중국장애인연합회 명예회장인 덩푸팡은 지난해 9월 열린 연합회 총회에서 "중국은 사실에 기반을 두고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며 "우리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세적인 대외 전략으로 미·중 무역전쟁 등을 초래한 시 주석의 정책을 비판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덩푸팡은 "국제적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이때 우리는 평화와 발전의 방향을 고수하고 협력적인 국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덩샤오핑 동지는 중국의 사회주의 발전에 많은 세대가 걸릴 것이며 힘들고 복잡한 길이 될 것으로 봤다"며 "절대 후퇴하지 말고 개혁·개방의 노선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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