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 커져…한국경제 영향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노승길 기자
입력 2019-01-16 15:5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자동차·선박 등 관세 올라…수출 일부 차질 전망

  • 서비스·투자 부문, 방송 서비스도 영향

  • 정부 "수출 비중 크지 않아 영향 제한적"…한·영 FTA 조속히 추진

[사진=신화통신]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아무 합의없이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의 대(對)영국 수출에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수출비중이 크지 않아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선박 등 관세 올라…수출 일부 차질 전망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양국 교역액은 116억2000만 달러 규모다. 수출은 54억4000만 달러, 수입은 61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영 교역의 경우, 지난 2011년 한-EU FTA 발효 후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양국 교역 확대에 '한-EU FTA' 역할이 작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에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양국 교역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영국이 오는 3월 29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할 경우, 한국 기업이 누린 관세인하 및 통관·인증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이 사라진다.

영국은 한국 등 별도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세계무역기구(WTO) 최혜국대우(MNF) 관세율을 적용, 한국에서 영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의 관세가 전반적으로 인상된다.

또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수입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한·영 교역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영국 수출 10대 품목은 △승용차 13억3000만 달러 △선박 10억6400만 달러 △항공기부품 3억4900만 달러 △자동차부품 2억4100만 달러 △건설중장비 1억7800만 달러 △축전지 1억3600만 달러 △제트유 및 등유 1억3400만 달러 △합성수지 1억2700만 달러 △타이어 1억2200만 달러 △아연도강판 9700만 달러 등이다.

이들 품목 중 승용차 관세가 10%, 자동차부품은 최대 4.5%(엔진 2.7%, 타이어 4.5%)로 오를 전망이다. 현재 공산품은 무관세다.

선박은 선종에 따라 0∼2.7%, 항공기부품은 1.7∼6.0%, 석유화학은 0∼6.5%로 인상된다.

수입의 경우 지난해 1억5000만 달러 상당을 수입한 스카치위스키도 무관세에서 20%로 바뀌게 된다.

다만 관세인상 전망치는 영국이 EU의 MNF 관세율을 도입할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실제 영국이 얼마큼의 관세를 부과할지는 불확실하다.

서비스·투자 부문과 방송 서비스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EU FTA에 기반해 취득한 각종 인증·승인·면허 등이 무효화 될 가능성이 있다. 법률 서비스를 예로 들면 영국계 로펌은 한·EU FTA에 따라 외국법자문사 승인을 받아 국내에 진출했는데, 브렉시트가 되면 승인이 취소돼 모두 철수해야 한다.

방송서비스의 경우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중계도 영국 위성방송사업자가 국내에 직접 전송하는 대신 국내 방송사업자를 거쳐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시청료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달라진 수익 구조로 영국과 한국 사업자 간 계약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EPL 중계를 볼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 정부 "수출 비중 크지 않아 영향 제한적"

정부와 금융당국은 영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시장 안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날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한국은행 등은 각각 대책회의를 열고 한국경제에 대한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내용은 비슷했다. 영국이 EU를 합의안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등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로선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이 국내 실물경제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향후 진행 상황 등에 즉각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점검반을 통해 △브렉시트 진행상황 △국내외 금융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국내 외환·금융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에 대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필요한 시장 안정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영국과 별도의 FTA 체결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오는 30∼31일 영국 런던에서 국장급 무역작업반을 열어,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한·영 FTA 체결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향후 국회 보고 등 FTA협상을 위한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른 시일에 한·영FTA를 체결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외교부도 오는 23일 영국 런던에서 한-영 외교부간 국장급 협의를 개최, 브렉시트 대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관계발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