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의 헬스포커스] 연이은 간호사 죽음, 또다시 거론되는 의료계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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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9-01-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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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의료계에 비보가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간호사에 이어 간호조무사가 연이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병원 내부에서 곪은 부조리가 터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의료원 간호사 A씨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전북 익산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20대 간호조무사 실습생이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간호사 A씨는 유서에서 ‘조문에 우리 병원 사람들은 안 왔으면 좋겠다’고 남겨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20대 간호조무사 실습생도 유서를 통해 ‘동료들의 괴롭힘 때문에 힘들다.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했다.

때문에 유족과 관계자를 비롯해 여론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사망한 두 사람의 극단적 선택이 병원 내 잘못된 문화 때문인지, 단순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인지, 그도 아닌 또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밝혀진 바 없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병원 내 문화는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최근 수일 간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위협받는 간호사 생명을 구해달라’, ‘무엇이 간호사를 힘들게 하는가’, ‘병원 내 태움 문화 근절해달라’ 등 간호사 업무환경에 대한 각종 청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의료계는 지난 한 해 내내 ‘미투(METOO)’, 간호사 ‘태움’, 대리수술 등 곳곳에 자리 잡고 있던 관행이 사회적으로 조명되면서 질타를 받았다. 전반적인 운영 체계와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번 사태에서 이른바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간호사 태움 문화가 재차 언급되고 있는 것은 지난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2월에도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투신하면서 가혹행위로 인한 자살이라는 의혹이 잇따랐다. 당시 경찰 조사는 ‘혐의없음’으로 내사 종결됐지만 의혹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고, 이후에도 간호사 태움 문화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이번 사태가 직장 내 괴롭힘과 연관성이 있는가에 대해선 밝혀진 바 없지만, 의료계는 뿌리 깊이 박혀있는 관행이 계속되는 한 이러한 사태가 반복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적어도 이러한 사태가 반복될 때마다 사회로부터 각종 의혹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만큼은 극복할 수 있도록 이미지 개선 방안을 찾고 노력해야 한다.

오늘 고용노동부가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도록 개정된 근로기준법을 공포한 것이 의료계 노력에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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