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앞둔 계란 ​산란일자 표기제, 양계농가 반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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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1-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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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품질 이상 없는데 산란일자 늦다고 ‘나쁜 계란’ 선입견 문제"

계란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계란 껍데기에 닭이 알을 낳은 날짜를 표시하는 ‘산란일자 표기’ 제도 시행을 한 달 앞두고 논란이 뜨겁다. 양계농가는 계란 안전성과 무관한 정책이라며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반면, 소비자는 취지가 좋은 만큼 유예기간을 늘려서라도 시행하자며 반기는 분위기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한양계협회는 한 달 넘게 충북 오송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청사 앞에서 ‘계란 난각의 산란일자표기 철회 및 식용란선별포장업 유예’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2017년 8월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달걀 안전관리대책을 내놨다. 식약처는 달걀 껍데기에 산란일자, 생산자 고유번호, 사육환경 번호 표시 등을 의무화하는 ‘축산물의 표시기준’을 지난해 개정 고시했다. 생산자 고유번호와 사육환경 번호 표시는 각각 2018년 4월과 8월부터 이미 시행 중이다.

현재 의무인 유통기한과 다른 ‘산란일자 표시’는 올해 2월 23일부터 시행한다. 또 식용란선별포장업을 신설하고 내년 4월부터 가정용 판매 계란은 계란유통센터(GP)를 통한 유통을 의무화한다.

남기훈 대한양계협회 채란위원장은 “품질에 이상이 없는데 산란일자가 늦은 계란이 ‘나쁜 계란’으로 인식되면서 소비가 감소하고 이는 농가에 전가돼 결국 채란업 불황으로 이어진다”며 “산란일자 표기보다는 식용란선별포장업 시행에 앞서 계란을 신선하게 유통할 수 있도록 콜드체인시스템 확립과 함께 계란유통센터(GP) 설립이 절대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달걀 표면에 도장 찍듯 날짜만 박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정부 정책대로 시행하려면, 농가에서 산란일자 표기를 위한 시설을 도입해야 하고 식용란 선별포장을 위해 식약처 인증 해썹(HACCP) 기준에 맞는 인프라도 갖춰야 한다.

시간과 비용을 들인 만큼 효과가 날지도 미지수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1일 계란 생산량은 2014년 4029만개에서 2015년 4270만개로 6% 늘어나는 등 증가세인 반면 국민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은 254개로 5년 전인 2014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에 비해 소비량이 늘지 않아 농가에서는 재고에 대한 부담도 끌어안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소비자 신뢰를 위해 산란일자 난각 표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대한양계협회가 주관한 토론회에서 송태복 농식품부 과장은 “2017년 여름 부적합 계란 검출 사태의 원인이 불확실한 것에 대해 정부도 깊이 반성하고 있다. 관련 대응 정책을 만들 당시 소비자의 신뢰를 위해서 산란일자 난각 표기가 필요했다”며 “현재 GP센터 설립·증축·개보수 등에 대해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생산되는 공급량을 전체 감당할 수 있는 방안을 식약처와 함께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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