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 여행지-겨울]경북 청송 얼음골 "어른은 얼음 등반! 아이들은 얼음 축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빈 기자
입력 2019-01-13 00: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기암괴석 절경 뛰어나고 62m 인공폭포 얼음벽, 주변에 약수터도

  • 2020년까지 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 개최

청송 얼음골 전경[사진=경상북도 청송군 제공]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 등에서 경상북도 청송군으로 가는 고속버스를 타고 4시간 10분쯤 가면 청송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청송버스터미널에서 ‘청송 얼음골’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50분쯤 가면 신비로운 자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한 계곡에 도착한다. 바로 ‘청송 얼음골’이다. 속칭 잣밭골이라고도 한다.

‘청송 얼음골’은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에 있다. 얼음골이란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나오고, 여름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나오는 특이한 기상현상으로 인해 계절이 거꾸로 가는 곳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얼음골은 경상남도 밀양시, 경북 의성군 등 20여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청송 얼음골’은 응회암(화산이 분출할 때 나온 화산재 따위의 물질이 굳어져 만들어진 암석) 바위들이 절벽 아래 쌓인 곳에 나타난다. 이처럼 절벽 아래나 산사면에 암석들이 쌓여 있는 지형을 ‘애추(너덜지대)’라고 한다.
 

청송 얼음골 얼음벽[사진=경상북도 청송군 제공]

비교적 두껍게 쌓여있는 크고 작은 바위들의 틈새로 들어간 공기는 온도가 낮고 습한 지하의 영향을 받으며 바위틈을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애추 지형의 아래쪽에선 차갑고 습기가 많은 공기가 바깥쪽으로 빠져나오면서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와 만나는데, 이때 공기 중의 습기가 기화하면서 온도가 낮아져 얼음골이 형성된다. 또한 얼음골의 경사면이 북쪽을 향하고 있어 태양빛이 잘 들지 않는 것도 얼음골이 만들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왕산에서 경북 영덕군 옥계계곡을 향해 가다 보면 ‘청송 얼음골’ 인공폭포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겨울의 이 인공폭포는 얼음벽으로 바뀌어 국내·외에서 많은 클라이머들을 모은다. 겨울인 지금 ‘청송 얼음골’에 가면 얼음벽을 타고 올라가는 클라이머들과 이를 보며 마음을 졸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인공폭포는 청송군에서 계곡의 물을 끌어 올려 만든 62m의 인공폭포다. 청송군은 1999년 8월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뉴밀레니엄 기념사업으로 이 인공폭포를 설치했다. 국내 최고 높이와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청송 얼음골’ 밑에서 호수로 물을 끌어 올려 인공폭포 꼭대기에서 계속 물을 뿜어 겨울이 끝날 때까지 얼음벽을 감상할 수 있다. 얼음벽은 2004년부터 얼리기 시작했다. 큰 얼음벽 오른쪽에 작은 얼음벽이 있고, 그 아래 넓은 얼음판이 있다.

◆청송군에서 계곡의 물 끌어올려 62m의 인공폭포 만들어
 

청송 얼음골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사진=경상북도 청송군 제공]

얼음판에서 아이들은 돌멩이나 얼음을 축구공 삼아, 얼음벽 아래쪽에 매달린 고드름을 따서 논다. 비닐 포대를 주워 썰매를 타기도 한다. ‘청송 얼음골’에 아이들과 같이 간다면 아이들이 얼음판에서 갖고 놀 수 있는 축구공이나 썰매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온이 올라가면 얼음벽에서 고드름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얼음벽은 3월이 되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녹기 시작하면서 마치 빙산이 무너지듯이 거대한 얼음덩어리들을 떨어뜨린다.

2011~2020년 ‘청송 얼음골’에서 아시아 최초로 ‘UIAA 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이 개최된다. 올해엔 1월 12∼13일 열린다. UIAA는 ‘Union Internationale des Associations d’Alpinisme’의 약어로 국제산악연맹을 말한다. 매년 전국아이스클라이밍선수권대회도 열린다. 올해엔 1월 5∼6일에 전국아이스클라이밍선수권대회가 진행됐다.
 

2013년 있은 'UIAA 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사진=경상북도 청송군 제공]

‘청송 얼음골’의 가장 큰 특징은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것. ‘청송 얼음골’은 여름에 기온이 32도 이상이 되면 돌에 얼음이 끼고 32도 이하가 되면 얼음이 녹는다. 더 이상한 것은 기온이 올라갈수록 얼음이 두껍게 언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으로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신비로운 현상이다.

이에 대해선 ▲용암이 분출돼 만들어진 화산암의 구조가 치밀하지 않고 구멍이 뚫려있어 돌무더기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흘러나오면서 찬바람을 만듦 ▲일사량이 적고 단열효과가 뛰어난 ‘청송 얼음골’의 지형 특성상 겨울에 형성된 찬 공기가 여름까지 ‘청송 얼음골’ 주위에 머물다가 암반 밑의 지하수가 증발할 때 열을 빼앗아 얼음이 얾 등의 견해가 있다.

이런 신비 등 때문에 ‘청송 얼음골’은 지질학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17년 5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청송군의 지질명소 24곳 중 하나다.
 

2017년 있은 'UIAA 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사진=경상북도 청송군 제공]

이끼 낀 바위를 감싸고 흘러내리는 맑은 물은 매우 차다. ‘청송 얼음골’에는 맛 좋고 건강에도 좋은 물이 나오는 약수터도 있다. 소백산맥 줄기에 이어진 만학천봉(萬壑千峰) 굽이굽이는 기암괴석(奇巖怪石)의 절벽과 다정스러운 능선을 이룬다. 그 모습은 천하절경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주왕산 관광객들이 간혹 와서 야영을 즐기지만 ‘청송 얼음골’을 찾아오는 사람은 적다.

‘청송 얼음골’ 바로 밑에 절벽이 있는데 이름은 ‘원자바위’다. 옛날 어느 원님이 말을 타고 순시를 위해 절벽을 넘다가 말과 함께 절벽 밑으로 떨어져서 ‘원자바위’라고 이름 지은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청송 얼음골’ 얼음벽을 마주 보고 선 자리에 직접 재배한 국화로 만든 국화차, 청송 특산물 사과로 만든 애플티, 아침마다 굽는 우리밀 발효빵과 수제 잼 등을 파는 카페가 있다.

경북 청송군 청송읍에는 전국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고 피부 질환과 근육통 등에 효과가 있고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유명 온천이 있어 이 온천에서 ‘청송 얼음골’을 여행하면서 언 몸을 녹이고 여행의 피로를 푸는 것도 좋을 것이다.

‘청송 얼음골’ 외에도 청송군에는 가 볼 만한 여행지가 많다. 주왕산(720.6m)은 우리나라 중앙부에 해당하는 태백산맥의 지맥에 위치한다. 경북의 청송군과 영덕군 지역에 걸쳐져 있다. 1976년 3월 30일에 우리나라에서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지정 면적은 총 105.595㎢다.

보는 이를 한눈에 사로잡는 암봉과 깊고 수려한 계곡이 빚어내는 절경을 간직한 영남 제1의 명승지다. 주왕산을 중심으로 태행산(933.1m), 대둔산(905m), 명동재(875m), 왕거암(907.4m) 등의 산들이 말발굽형으로 자연성곽 같은 멋진 산세를 이루고 있다. 7000만 년 전의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굳은 ‘회류응회암’(화산 폭발시 분출되는 용암, 화산탄과 부석, 폭발로 생긴 암석의 부스러기들인 화산재, 화산암괴 등이 산사면을 따라 엉키어 흘러서 쌓이게 되는 암석)으로 이뤄져 특색 있는 경관을 이루고 있어 우리나라의 3대 암산 중 하나로 손꼽힌다.

◆주왕산, 영남 제1의 명승지

주왕산에는 청학과 백학이 살았다는 학소대, 앞으로 넘어질 듯 솟아오른 급수대, 주왕과 마장군이 격전을 가졌던 기암, 주왕의 아들과 딸이 달구경을 하였다는 망월대, 멀리 동해가 보이는 험준한 지형의 왕거암, 주왕이 숨었다가 숨진 전설의 주왕굴 등 등산객들을 매료시키는 곳이 많다.
 

주산지[사진=경상북도 청송군 제공]

문화재로서는 신라 문무왕 12년(672년)에 창건한 대전사, 주왕의 딸 백련공주의 이름을 딴 백련암 등이 있다.

주왕산에는 신갈나무·소나무 군락이 아름다운 경관을 더욱 빛나게 하고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알려진 망개나무, 노랑무늬붓꽃, 둥근잎꿩의비름 등이 자생한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등산 코스는 대표적인 자연경관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주왕계곡의 코스다. 가메봉과 주봉, 장군봉을 등산하는 코스와 월외계곡, 절골계곡으로 횡단하는 코스도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주산지(注山池)는 지난 1720년 8월 조선조 경종 원년에 착공해 1721년 10월에 준공한 저수지다. 길이는 200m이고 평균 수심은 약 8m다. 주산지는 준공 이후 현재까지 아무리 오랜 가뭄에도 물이 말라 밑바닥이 드러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주산지에는 150년이 넘은 왕버들이 자생하고 있다. 그 풍치가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명소다. 암석, 물, 나무가 어우러져 사계절 다른 풍광을 선보이는 주산지는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105호로 지정됐다.

한국 역사 소설의 지평을 넓힌 ‘객주’를 테마로 2014년 6월 문을 연 객주문학관은 폐교된 진보 제일고 건물을 증·개축한 4640㎡ 규모의 3층 건물이다. ‘객주’를 중심으로 작가의 문학 세계를 담은 전시관과 소설도서관, 스페이스 객주, 영상 교육실, 창작 스튜디오, 세미나실, 연수 시설, 그리고 작가 김주영의 집필실인 여송헌(與松軒)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제1·2전시실에는 작가 김주영의 집필 배경과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전시돼 있고 조선 후기에 활동하던 보부상들의 활동상이나 조선 후기 상업사를 단편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게 꾸며 역사 및 상업사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흥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경북 청송군 진보면에 있다.

이 외에 청송군에는 청송 송소고택, 소헌공원, 달기약수탕, 외씨버선길 등 많은 좋은 여행지들이 있다. 청송군 진보면 등에는 여러 닭백숙과 갈비 맛집들이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