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강원도'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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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1-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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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금융·통화 톱3 강원도 출신···서금회·부금회 이어 강원도 위상 주목

강원도 출신 고위 경제·금융인사. (왼쪽 위부터)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김준기 전 DB금융그룹 회장. (왼쪽 아래부터)이동빈 수협은행장, 김정남 DB손보 사장, 이태운 DB생명 사장.[사진=각 금융기관 및 금융사]


지난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년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는 '강원도가 대세'라는 말이 나왔다. 이날 신년사 강단에 올라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모두 강원도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경제·금융·통화 분야에서 톱3를 배출한 강원도의 위상은 참석자들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 시기 '서금회'와 문재인 정부 초기 '부금회'에 이어 금융 권력이 강원도로 이동했다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 핵심 인사들이 강원도 출신으로 채워졌다. 2014년부터 한국은행을 책임져 왔던 이 총재는 강원도 원주, 2017년 금융위원회의 키를 쥐게 된 최 위원장은 강원도 강릉 출신이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강원도 춘천 출신인 홍 부총리가 임명되면서 방점을 찍었다. 그야말로 국내 3대 경제금융 라인 수장에 모두 강원도 출신이 포진하게 된 셈이다.

홍 부총리와 최 위원장은 출신지 외에도 관료 생활을 하며 한솥밥을 먹었다는 연결고리가 있다. 홍 부총리는 주로 기획예산처에서 경력을 쌓았으나 2011년 기재부에서 근무했다. 당시 최 위원장은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을 맡았다.

이후 홍 부총리는 2017년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하며 금융위원회 수장인 최 위원장을 다시 만나 암호화폐 규제 등 현안을 놓고 손발을 맞췄다. 이 총재도 홍 부총리가 기재부 근무 당시 거시정책협의회를 통해 안면을 익혀왔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장에 오른 윤석헌 금감원장은 강원도 출신은 아니지만 강원도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윤 원장은 1998년 한림대 경영대학 재구금융학과 교수로 재직한 이후 거의 20여년간 강원도 춘천에서 거주했다. 지난해 강원도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춘천을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강원도 인맥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처럼 국내 경제·금융·통화 분야의 최상위 인사가 모두 강원도 출신으로 채워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강원도는 지난해 말 기준 인구 154만명에 불과해 국내 8도 중 가장 인구가 적다. 때문에 그동안 국내 금융권에서는 강원도 출신 고위급 인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로 현재 국내 금융지주 및 금융그룹 회장 중에서는 DB금융그룹의 대주주인 김준기 전 회장을 제외하면 강원도 출신을 찾아보기 힘들다. 주요 은행장 중에서는 평창 출신인 이동빈 수협은행장이 유일하다.

보험업권에서도 DB금융그룹 계열사인 DB손보의 김정남 사장이 강원도 동해, DB생명의 이태운 사장이 강원도 삼척 출신인 것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서금회와 부금회에 이어 강원도 출신 인사들에게 금융 권력이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서금회(서강대학교 출신 금융인 모임)가 금융권을 움직이는 핵심 주류로 꼽혔다. 서금회 멤버로는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이 거론됐다.

그 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부금회(부산 출신 금융인 모임)가 서금회의 뒤를 이어 주목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지역 출신이 현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할 것이라는 의미다. 부금회 멤버로는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이 꼽힌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정부의 인사 키워드는 포용국가와 원팀, 실행력, 정책조율 능력으로 출신지 등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각 부처 수장들은 폭넓은 행정경험 뿐 아니라 서로 간의 정책을 조정하는 능력도 보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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