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훈의 중소기업 다녀요] 최저임금이 자영업자를 망하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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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19-01-0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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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업부 신보훈 기자]


“최저임금이 많이 오르기는 했는데, 진짜 최저임금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망하는 건가요?”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한 번씩 듣게 되는 질문이다. 2019년 최저임금은 8350원으로 작년보다 10.9% 오른 금액이다. 눈앞에 숫자만 봐도 큰 폭의 상승률이지만, 직접 인건비를 지불할 일이 없는 비자영업자가 인건비 상승의 부담감을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도 50만원씩 받던 주말 알바비를 55만원 받게 됐을 뿐이다. 자신이 한 달에 5만원 더 가져갔다고 해서 가게가 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알바생은 없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실시한 '최저임금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년 기준 월 인건비는 전년 대비 36만7000원 증가했다. 하루 단위로 계산하면 1만2000원 정도가 오른 셈이다. 이 금액 때문에 정상적인 가게가 망하게 됐을까. 의문을 갖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소위 ‘장사가 잘 되는’ 자영업자를 취재하다 만난 한 음식점 대표는 “최저임금 때문에 가게가 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스로가 10개의 직영점을 운영하는데, 인건비 인상이 부담이긴 하지만 특정 가게의 폐업 여부를 결정할 핵심 요인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 보다는 손님을 얼마나 끌어 올 수 있느냐, 한번 방문한 손님을 다시 찾아오게 만들 수 있느냐가 자영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고 했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디에 있을까. 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2017년 대비 작년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은 60.4%에 달했다. 매출이 증가한 업체는 6.2%에 불과했다. 문제의 핵심은 치열한 경쟁과 함께 찾아오는 매출의 감소다. 이와 더불어 임대료 상승, 카드 수수료 지출, 배달앱 수수료 부담, 여기에 인건비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일자리의 25%를 담당하는 소상공인들은 대부분 일자리를 잃거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서 빚을 내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젊은 시절의 패기 넘치는 창업과 달리, 느지막이 뛰어든 자영업의 실패는 서민층에서 빈곤층으로의 전락을 의미한다. 당연히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다른 요인은 몰라도 최저임금만큼은 정부가 컨트롤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이 믿음이 깨졌을 때, 최저임금은 집중포화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최저임금 인상이 가게 운영을 힘들게 한 결정타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절박함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무너뜨린 결정적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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