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유럽 철도횡단 '첫발'…남북철도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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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역 공동취재단·박은주 기자
입력 2018-12-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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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의 세부일정으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이 침목서명식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로써 서울에서 중국,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의 실크로드'가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착공식에 남측에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장관, 북측에선 리선권 남북고위급회담 단장과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등이 주빈으로 참석했으며 이산가족 5명을 비롯해 남북 각각 100여명의 인사들이 함께했다.

특히 옌허샹 중국 국가철로국 차관보, 블라디미르 토카레프 러시아 교통부 차관, 양구그 소드바타르 몽골 도로교통개발부 장관, 강볼드 곰보도르지 몽골 철도공사 부사장, 그리고 아르미다 알리샤바나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UNESCAP) 사무총장 등 중국·러시아·몽골 등 관계국가들의 철도 고위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9량으로 편성된 특별열차는 이날 오전 8시 34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9시 판문역에 당도했다. 남측 인원을 맞은 북측 세관원은 “(판문역에) 열차 선 것이 10년 만”이라고 하기도 했다. 

북한 취주악단의 공연으로 시작된 착공식은 남북 대표의 착공사와 기념행사 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의 침목 서명식에 이어 궤도를 연결하는 궤도 체결식과 도로표지판 제막식 순으로 진행됐다.

김현미 장관은 축사에서 "오늘 서울에서 개성으로 오는 철길이 활짝 열렸다"며 "70년 가까이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열고 우리는 또 이렇게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역과 이곳 판문역까지는 불과 74㎞"라면서 "1911년 경의선이 개통된 이후, 철도는 속도혁명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거리를 단축해 왔지만, 이제 철도는 시공간만이 아니라 남과 북의 마음의 거리까지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철도와 도로로 더욱 촘촘하고 가까워진 동아시아는 철도 공동체를 통해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을 견인할 것"이라면서 "이 속에서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의 허브로서, 더 많은 세계 기업의 관심을 받게 될 것은 자명하다"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당부했다.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은 착공사에서 "위풍과 역풍에 흔들림 없이 똑바로 나아가야 할 때다. 북남 철도·도로 사업의 성과는 우리 온 겨레의 정신력과 의지에 달려 있다"면서 "남의 눈치를 보며 휘청거려서는 어느 때 가서도 민족이 원하는 통일연방을 실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이어 "북남 철도·도로 협력의 동력도 민족 내부에 있고 전진속도도 우리 민족의 의지와 시간표에 달려 있다"고 거듭 말했다.

추궈훙 주한중국대사는 이날 "지금 북한 평양에서 중국 베이징까지 철도가 운영되고 있다"며 "서울과 평양이 이어지게 되면 나중에 서울에서 바로 기차를 타고 베이징으로 갈 수 있다. 남북 간 철도가 되도록 빨리 연결돼서 중국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토카레프 러시아 교통부 차관과 양구그 소드바타르 몽골 도로교통개발부 장관도 "남북 철도 연결과 아시아 철도 공동체 협력 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 철도 사업은 일방이 아닌 여러 국가 간의 공동의 이익이 걸린 만큼, 대북제재 완화 등 여건이 성숙하면 사업은 바로 탄력을 받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착공식은 정치적 상징적 행사이기 때문에 실제 사업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가 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장관은 남측 참석자들이 개성공단 내 송악플라자에서 가진 별도 오찬에서 "본격적으로 철도, 도로가 착공되려면 보다 자세한 조사, 설계 과정들이 필요하다"며 "그런 과정들을 잘 거쳐서 국제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실질적인 착공과 준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오찬에서 "오늘 착공식을 계기로 중단되지 않고 남북 철도·도로 연결이 진행돼 철도, 도로를 타고 평양, 신의주, 중국과 몽골, 러시아, 유럽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찬을 마친 남측 참석자들은 오후 1시 33분께 남측으로 입경, 오후 3시께 서울역으로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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