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 '해빙기'? 판호 재개 아닌 '해외진출'이 관건

김근정 기자입력 : 2018-12-26 17:00
지난 21일 중국 당국, 9개월간 중단한 판호 발급 재개 선언...숨 돌린 게임업계 규제 고삐 느슨해진 것 아냐...여전한 압박, 성급한 기대는 시기상조 판호재개보다는 '해외진출' 성패가 성장 지속의 '핵심'....콘텐츠 강화도

텐센트의 인기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펜타스톰)[왕자영요]


"오늘 하이난의 날씨가 정말 좋네요."

지난 21일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2018 중국 게임산업콘퍼런스(CGIGC)'에 참석한 샤오훙(蕭泓) 완메이스제(完美世界) 최고경영자(CEO)의 이 한 마디에 참석자 대부분이 미소를 지었다고 금융전문매체 동방재부망(東方財富網)이 24일 보도했다.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날 CGIGC에서는 당국 관계자가 9개월간 중단됐던 '판호(게임서비스 허가권)' 심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광파전시총국(國家廣播電視總局 광전총국)은 지난 2016년 5월 말 통지를 통해 게임운영사는 판호를 발급 받아야 온라인 유료 게임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올 3월 게임서비스 승인 부처 조정과 함께 판권 발급이 돌연 중단되면서 중국 게임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올해 중국 게임업계 매출 증가율은 5.3% 정도가 예상된다. 이는 지난 3년간의 두 자릿수 증가율에 비해 크게 둔화된 성적이다. 

판호 재개 소식에 '중국 게임시장의 새로운 기회가 온다'는 기대감마저 부푼 이유가 여기에 있다. 21일 텐센트 주가가 장중 5% 이상 급등하는 등 게임주가 가파른 상승 그래프를 그린 것이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중국뿐이 아니다. 중국 시장 진출을 마냥 기다리고 있던 한국 등 글로벌 게임사도 미소를 지었다.

내년 판호 발급과 관련해서는 현재 세 가지 시나리오가 언급된다. 3월 전까지 200개 게임 판호가 발급되고 이후 매달 수십개 서비스가 시장에 등장하는 것이 그중 하나다. 내년 3월 전에 1차적으로 2000개 게임 판호가 발급되는 방안도 거론된다. 내년 3월 이전까지 발급이 중단되고 콘텐츠 심의 세칙을 새롭게 마련한 후 2분기에 판호 발급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중 첫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여전히 그 누구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게임업계 '해빙기' 오나...지나친 기대는 '금물'

이에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라는 것이 업계 상당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게임이 5000개가 넘어 이를 소화하는 데는 시간이 상당히 필요하고 심사 기준도 한층 엄격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망은 "판호 재개 소식을 두고 단속이 느슨해진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대기 중인 게임들이 속속 시장에 풀리면서 엄청난 출혈 경쟁도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판호 발급이 재개된다고 중국 게임업계의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펑스신(馮士新) 중국 공산당 선전부 판권국 부국장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판호 재개 소식과 함께 "청소년 게임중독과 지나친 소비 조장 등 문제를 여전히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각종 조치를 통해 엄격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국금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판호 발급이 재개된다고 해도 중국 게임업계는 여전히 당국의 강력한 통제 아래 있을 것"이라면서 "내년 게임 시장이 다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보다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는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해외진출 성패가 '관건'

중국 게임업계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해외진출'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부적으로 규제가 심화되고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는 상황으로 '저우추취(走出去·해외시장 진출)'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텐센트는 PC게임 유통 서비스인 ‘위게임(WeGame)' 글로벌 버전 출시를 준비 중이며 홍콩판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시장 개척으로 미래 성장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라고 화신망(和訊網)은 설명했다. 

신문은 업계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국내 규제로 인한 압박과 게임 서비스의 '공급과잉' 부담이 중국 게임사의 해외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을 제대로 공략하려면 현지인의 심리와 선호 스타일 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지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는 화신망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게임의 해외 성적이 계속 향상되고 있지만 진정으로 문화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임은 거의 없다"면서 "유럽이나 미국 등 상대적으로 개방된 시장의 경우 어느 나라의 것이냐가 아니라 그 속에서 공감을 자아낼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독창적이면서 제대로 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거대한 게임 시장으로 여전히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최근 중국음향디지털협회 게임공작위원회(GPC)와 게임분석업체 CNG가 공동으로 발표한 '2018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게임산업 매출은 약 2144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 매출 기준 세계 게임시장에서의 비중은 23.6%에 육박한다. 

자체개발 온라인 게임 매출은 1643억9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7.6% 급증하고 올해 중국 게이머 수는 6억2600만명으로 7.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게임 실제 매출은 15.4% 급증한 1339억6000만 위안을 기록할 전망이다. 모바일 게임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의 비중이 30.8%에 달한다. 최근 기준 중국 모바일 게임 유저는 6억500만명으로 전년 동비 9.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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