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내년까지?.."트럼프 재선 위해 국경장벽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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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12-2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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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백악관이 22일 0시부터 시작된 셧다운(연방정부 임시폐쇄)이 올해를 넘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두고 민주당과 대치하는 가운데 셧다운 장기화를 불사하고 국경장벽을 관철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를 통해 “셧다운이 오는 28일을 지나 차기 의회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의회가 개원하는 내년 1월 3월까지 셧다운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멀베이니 국장은 백악관은 민주당과 합의를 위해 당초 요구했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50억 달러에서 낮출테니 민주당도 국경 수비 예산을 종전에 요구하던 13억 달러에서 높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의 간극이 워낙 큰 만큼 접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멀베이니 국장은 같은 날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예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이틀째를 맞는 23일에도 국경장벽 필요성을 거듭 피력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약과 갱단, 인신매매, 범죄자 등 많은 것들의 미국 유입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장벽이나 방벽”이라면서 “낡은 방법이지만 오직 장벽만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그대로 데리고 재선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민 문제를 유일한 쟁점으로 띄우는 도박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경장벽에 '올인'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셧다운을 감수하고 이민 문제를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을 압박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로 트럼프 지지층은 여전히 국경장벽을 압도적으로 찬성한다. CNN에 따르면 최근 퀴니피악 설문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자 중 85%는 국경장벽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에서도 국경장벽 찬성률은 43%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논리는 사실과 다르며 외국인 혐오를 부추긴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상당수가 이민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CNN은 국경장벽이 트럼프 지지층에게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클레어몬트 맥켄나 대학의 잭 피트니 정치학 교수는 블룸버그에 “장벽은 구체적이다. 트럼프 지지층에게 있어서 범죄, 마약, 값싼 노동력 등 나쁜 것은 모두 외국에서 온다. 그들은 장벽이 이런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밖에도 워싱턴포스트(WP)는 셧다운이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할 수 있는 이유를 과거 사례에서 찾았다. 미국 유권자들은 셧다운을 초래한 정당을 벌하는 경향이 있다고 것이다. 그 예로 WP는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했던 1995년 말부터 1996년까지 두 차례 셧다운이 발생했을 때 미국 국민들은 1996년 대선에서 민주당 빌 클린턴 대통령을 뽑아 연임을 가능케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경장벽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피트니 교수는 말한다. 국경장벽보다 미국의 경제 상황이 선거 결과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이 다음 대선을 치르는 2020년에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늘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천에 따르면 최근 미국 듀크대가 실시한 조사에서 210여 개 미국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중 82%는 2020년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절반 정도는 내년부터 경기 후퇴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피트니 교수는 멕시코 국경장벽이 이민자를 막을지는 몰라도 홍수처럼 밀려드는 경제 악재까지 막아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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