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늘었는데 실적은 글쎄”…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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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12-1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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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스닥 상장, 매출 증가했지만 게임 사업 부진으로 평가 엇갈려

[사진=바이두]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인 상장을 마쳤다. 서브 컬처·마니아 콘텐츠를 의미하는 2차원문화를 주도해 매달 월간 활성 사용자(MAU)도 크게 증가했다.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의 투자로 글로벌 역량 강화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실적이 신통치 않다. 매출이 늘었지만 순손실도 크게 늘었고, 주가도 하락세다. 정부의 규제 여파로 ‘직격탄’을 맞으며 사업 전개에도 발목이 잡혔다.

이는 중국 동영상·게임 종합 콘텐츠 플랫폼 비리비리(嗶哩嗶哩·Bilibili)에 대한 올 한해의 평가다.

비리비리는 2009년 6월 출범 후 줄곧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의 성공으로 2016년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비주류 문화로 취급받던 2차원(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소설 등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주제로 한 콘텐츠)문화의 중심 플랫폼이란 독특한 색깔도 만들어내며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B잔(站)’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올해 비리비리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인기와 화제성은 ‘폭발적’이었지만 이에 비해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영상 스트리밍 활약으로 폭발적 '인기' 

일단 올해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2월 미국 증시에 상장을 신청한 후 3월 28일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첫 거래일 개장가 기준 시가총액은 27억2900만 달러(약 2조9080억2240만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2분기 실적도 성공적이었다. 매출은 10억3000만 위안(약 1677억3550만원)으로 전년대비 76% 증가했고, 분기 순손실은 7030만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5040만 위안보다 줄어들었다.

중국의 Z세대(Generation Z·1995~2005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겨냥한 플랫폼 운영방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당시 “비리비리는 디지털 기술에 익숙해 콘텐츠와 정보를 직접 생산해 운영하는 Z세대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했다”며 “2차원문화를 주도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분야에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비리비리가 지난달 공개한 2018년도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비리비리의 올해 인기는 대단했다. 월평균 활성사용자수는 9270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25% 증가했고 유료이용자수도 350만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무려 202% 늘어난 것이다. 사용자의 하루 평균 비리비리 사용 시간도 전 분기 75분에서 85분으로 늘어났다.

이에 힘입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3분기 해당 분야의 매출은 1억70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292% 성장했다.

바이두의 콘텐츠 플랫폼 바이자하오(百家號)는 비리비리를 “중국 2차원문화의 제국, 중국 대표 동영상 플랫폼”이라고 평가하며 “비리비리의 유저 트래픽과 광고 마진에서 장기 순항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게임 규제 '직격탄'... 순손실률 0.4%→19% 늘어

문제는 비리비리의 주요 사업 분야인 ‘게임’에서의 부진이다. 지난 3분기 비리비리의 영업 손실은 2억536만 위안으로 지난해에 비해 120%나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이 10억79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했음에도 순손실이 2억46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률이 0.4%에서 19%로 크게 상승한 것이다.

사실 비리비리는 ‘동영상 플랫폼의 탈을 쓴 게임 기업’으로 불린다. 실제 비리비리의 가장 큰 수입원은 게임 분야다. 지난해 총 수입의 83.4%가 게임에서 나왔을 정도다.

그런데 중국 정부의 강력한 온라인게임 규제가 비리비리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당국이 올해 초 중국의 게임 영업허가권인 판호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8월 신규 온라인게임 총량을 규제하고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등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

비리비리가 출시한 온라인 게임 ‘벽람항로(碧藍航線·아주르 레인)’을 향한 선정성 논란이 게임 팬들의 비난을 받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또다시 온라인 게임 규제를 강화하면서 비리비리의 내년 전망에 어둠이 드리워지고 있다. 10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선전부는 최근 온라인게임윤리위원회를 설립했다. 게임윤리위원회는 게임 전문가와 정부 부문 연구원, 협회 등으로 구성됐으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온라인게임 콘텐츠를 심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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