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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중국과 한국 기자의 차이

곽예지 기자입력 : 2018-12-06 16:18수정 : 2018-12-06 16:47

12월 6일자 중국 주요 관영언론 1면 메인 뉴스 화면 캡처(왼쪽부터 경제일보, 중국일보, 신화망)  [사진=중국 경제일보, 중국일보, 신화망 캡처]


“조급해하지 말아라. 10분이면 된다. 정부가 넘겨준 원고를 받아 적기만 하면 된다.”

기자가 중국 현지 취재를 갔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기사 원고를 행사 주최측에서 제공해줄 테니 기사에 대한 걱정은 하지 말라는 얘기다.

최근 중국 현지 대형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산둥(山東)성을 방문했다. ‘기자’라는 직함을 달고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이라 너무 떨리고 긴장됐다. '중국의 새로운 변화를 기사에 모두 담아야겠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던 생생한 현장을 보도하겠다'라는 거창한 포부를 품고 떠난 2년차 기자의 첫 중국 출장인 셈이다.

그러나 기자의 거대한 포부는 출장 첫날부터 산산조각 났다. 우선 한국 기자단을 통솔하는 산둥신문의 기자마저 정부 관계자의 지시에 의해 모든 일정을 조율했다. 개인적으로 잡은 점심약속마저 불가한 상황이었다. 관계자는 한국 기자단을 만난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단독 행동은 절대 불가하다”고 못을 박기도했다.

기자는 이전부터 중국의 언론통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마치 과거 우리나라의 ‘땡전 뉴스’와 같은 모습이었다. 6일자 중국 주요 관영 언론 1면 기사만 봐도 그렇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신화통신, 중국일보(中國日報), 환구시보(環球時報)의 헤드라인 기사 제목은 하나같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포르투갈 총리와 만나다’이다.

그런데 실제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한국 기자단이 무언가 취재를 하려고 할 때마다 중국 정부 측에서 돌아오는 말은 “아무것도 하지 마라. 원고는 모두 제공해준다”라는 말이었다.

생소한 말이었다. 기자와 함께 동행한 다른 매체의 기자는 이대로는 기사가 나갈 수 없다며 행사 주최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기자 역시 답답한 마음에 몇 마디를 보탰다. "한국 기자는 기사를 직접 쓰지 받아 적지 않는다"고 어필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NO(안돼)’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결국 한정된 상황에서 취재를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꾸역꾸역 기사를 썼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담고 싶었던 얘기는 10% 정도뿐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기자가 아직 2년차밖에 안 됐다는 점이었다. 당시 기자는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났다. '기자'가 이 정도로 취재에 제한을 받는다는 점에 분통이 터졌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어쩌면 10년 후 기자가 중국 기자와 같아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단순히 보도자료만 받아 적고, 팩트 체크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그런 모습 말이다.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는 경험이었다. 중국 현지에서 '기자'는 정말 기자다운 취급을 받지 못했다. '우리가 하라는 대로만 받아 적어라'는 식이었다. 기자는 다짐했다.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네티즌은 '기자'를 '기레기'라고 표현하며 비하한다. 그러나 기자는 반문한다. 기사 하나를 작성하기 위한 '기자'의 노력을 아는가? 우리나라의 기자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기자다운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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