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집토끼 아냐…해외건설 부진 탈출 '인프라'에 답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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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11-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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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회복해도 중동 지역 수주 증가로 이어질지 미지수"

  • 인프라 시장 2040년까지 94조 달러 투자 필요

  • 민간 "정부 수준의 금융지원 절실"

 

해외건설 조선해양산업 재도약 정책세미나 [사진=윤주혜 기자]



"중동시장은 더 이상 집토끼가 아니다. 또 다른 집토끼를 찾아야 한다."

우리 건설기업들이 해외건설 수주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부문 진출과 함께 미국·영국 건설시장의 문을 과감하게 두드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해외건설 조선해양산업 재도약 정책세미나’에서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동은 주력시장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유가 회복이 곧바로 해외건설 수주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새로운 집토끼를 찾을 것을 강조했다.

2016년 2월 배럴당 20달러대를 기록할 정도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중동 일부 국가의 재정이 위축되고 동시에 시추활동이 감소하면서 플랜트 발주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우리건설 기업의 중동 수주는 2010년 472억달러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165억달러, 2016년 106억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치는 등 하락세를 걸었다. 

향후 유가 회복이 수주 증가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손 연구위원은 “이란 핵합의를 탈퇴한 미국은 대이란 제재를 8월 7일부터 재개했다”며 “경제제재 기간 이란건설시장에서의 수주 부진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 시장 진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 연구위원은 “2017년 전년대비 4% 성장률을 기록한 글로벌 건설시장은 2025년 17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며 “연평균 3.5%~4.5%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인프라 부문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매년 세계 GDP의 최소 3%~최대 3.5%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상황으로, 2040년까지 필요한 투자 규모는 연평균 3.7조 달러(총 94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중심의 아시아 인프라 시장은 2030년까지 26조 달러가 필요하다. 

손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 지역 시장도 적극 공략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미국 아시아 유럽 지역의 2017년 해외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2.2%, 6.1%, 6.4%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 추세인 반면 중동 지역은 3.1% 감소(814억달러)했다”고 분석했다. 2018~2027년 미국 건설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2.7% 수준으로 견고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종훈 한화건설 상무는 이라크 시장에서 겪은 경험에 비춰 "금융 등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 시장 진출 확대는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도 “민관협력사업을 할 때 이라크 등 해외국가는 파이낸싱 가능 여부를 먼저 묻는다. 수은이나 무보 등 정부차원의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단순 도급인 EPC가 아니라 EPCF의 시대다. 해외 대부분에서 파이낸싱을 수반하는 발주건이 90%에 달한다”며 “한국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나 글로벌인프라펀드 등의 자금만으로 100% 충당이 안 되기 때문에 마중물만이라도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상무는 또 “전쟁 뒤 단기간에 고도 성장을 이룬 나라는 한국 뿐으로, 이라크에서 한국은 동경의 대상이다”며 “2019년이 한-이라크 수교 30주년인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이 적극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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