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자동차용 소화기, 화재 인명 구조의 중요한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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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입력 2018-11-2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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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필수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자동차 화재 사고가 화제가 됐다. 승용차와 버스가 충돌하면서 불이 난 사고였는데, 차량 문이 열리지 않는 와중에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탑승자 구조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 훈훈한 감동을 연출했다.

이러한 사고를 비롯해 연간 국내에서 발생하는 자동차 화재는 5000건 내외다. 하루 평균 13~14건 정도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올여름에는 연속적인 BMW 차량 화재로 인해 국민적 스트레스가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 자동차 화재는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사안이 됐다.

자동차 화재의 원인은 엔진룸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외의 원인도 다양하다. 엔진의 냉각수나 엔진오일 부족 등 엔진 과열로 주변 가연성 물질에 옮겨 붙는 경우도 있고 오래된 전선의 경화로 인한 화재도 있다. 애프터마켓용으로 설치한 임시 전기장치가 문제를 일으켜 화재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심지어 가을철 마른 잔디 위에 달궈진 차량을 세워두었다가 화재 사고가 나기도 한다.

이러한 원인 중 7~8년 이상 된 중고차의 경우 운전자나 소유자의 잘못된 관리가 화재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2~3년 이내의 차량은 자체 결함이 원인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자동차 화재는 워낙 높은 온도로 인해 모든 발원지가 훼손되기 때문에 국과수에서도 원인을 찾는 데 애를 먹기도 한다.

하지만 자동차 사고의 본질적인 문제는 골든타임이 길지 않아 시간적인 제약이 크다는 점이다. 그나마 최근 광주 화재 사고는 승용차였고 확산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버스의 경우 출입구 이외에 비상구가 없고 유리를 깰 수 있는 여유가 없는 만큼 골든타임은 가장 적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소화기 사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소화기를 사용했더라면 화재 진압과 동시에 초기에 탑승자를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차량 화재로 인한 주변의 위험성도 줄일 수 있었다. 이번 광주 사고에선 화재 발생 몇 분이 지나 뒤늦게 주변 상가에서 빌려온 소화기를 사용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면 주변 운전자들이 각자의 차량에서 소화기를 갖고 와 함께 불을 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반 승용차용 소화기가 전혀 구비되어 있지 않아서 자동차 화재가 발생하면 우왕좌왕한다. 선진국에서는 의무든 아니든 상당 부분 차량용 소화기를 구비하고 있어서 자신의 화재 등에 대한 보호는 물론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그 역할이 남다르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관련 부처와 함께 앞으로 모든 승용차 이상의 차량에 소화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7인승 이상의 차량은 이미 차량용 소화기가 설치돼 있지만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아 교육적 부분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업체가 소화기 위치를 설계하면 비용이 수반되는 경우를 배제하기 위해 신차 판매 시 딜러 등이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 중 소화기 제공을 의무화해 업체의 부담을 덜어줬다.

더불어 소방청 등에서 기존 ABC 소화기 외에 다양한 소재의 소화약제가 개발된 만큼 향후 발표를 통해 다양한 소화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간이용 소화기와 구분해 자동차 소화기로서의 기준은 추후 발표될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는 향후 신차뿐만 아니라 유예기간을 두어 기존 차량에도 소화기 설치가 의무화되는 만큼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동차용 소화기는 폐차할 때까지 사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 번의 사용이 촌각을 다투는 사고 현장에서 여러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에 어느 장비보다 중요한 생명장비라고 확신한다. 유리를 깰 수 있는 비상 망치도 영구적인 만큼 운전석 옆에 함께 준비한다면 더욱 안전한 운전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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