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부양에 '핫머니' 활개…고위험 종목 주가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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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1-1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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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제완화, 유동성 공급 등 부양책에 핫머니 기승…'순자산 마이너스'에도 주가 급등 역풍 우려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사 객장[사진=AP·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위험투자심리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이 증시를 떠받칠 것이라는 기대로 상장만 됐지, '껍데기'만 남은 회사들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19일 중국의 시장 구제 정책이 위험천만한 주식을 추구하는 단기 투기자금, 이른바 '핫머니'를 해방시켰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증시 급락세가 심해진 지난달 말 일련의 부양 카드를 꺼내들었다. 거래 규제 완화, 유동성 공급, 중소형주 떠받치기 등이 대표적이다. M&A(인수합병) 촉진 정책은 증시에 이름만 올린 채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을 통한 우회상장 기대감을 부추겼다.

중국 증시에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종목들의 주가는 지난 주말까지 한 달간 평균 31% 급등했다. 대개 2년 연속 순손실로 순자산이 마이너스가 된 '깡통기업'이다. 이들 위험 종목은 중소형주 전반보다 평균 2배가량 더 올랐다. 상하이종합지수 상승폭은 7.8%에 불과했다.

한 예로 상하이와 선전증시에 각각 이름을 올린 더아오퉁항과 하얼빈공대첨단기술산업개발유한공사(궁다가오신)는 상하이종합지수가 4년 저점을 찍은 지난달 18일 이후 각각 71%, 70% 뛰었다.

양지이 선전시노와이즈인베스트먼트 펀드매니저는 "중국 규제당국의 태도 변화가 이처럼 작고 실적이 형편없는 껍데기들에 대한 선호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선지안보 차이나비전캐피털매니지먼트 사장은 비관적인 시장에서는 위험투자가 훌륭한 전략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이 '껍데기 회사'로나마 시장에 남아 있을 잠재력이 있다면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책을 근거로 주식을 살 만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도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선전증시의 차이넥스트(창업판)종합지수의 거래량이 지난 13일 87억 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일정 기간 주식이 얼마나 활발하게 거래됐는지를 나타내는 주식 회전율은 지난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차이넥스트가 대표하는 중국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그만큼 뜨겁다는 얘기다.

슝치 윈저캐피털매니지먼트 리서치 부문 부대표는 "증시를 구제하기 위해 중국 규제당국이 핫머니에 대한 통제를 완화하고 있다"며 "소형 펀드와 개인 투자자들이 투기세력을 뒤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중국 증시 전반에서 돋보이는 랠리가 규제당국이 증시 부양과 투기 억제의 균형을 맞추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선전증권거래소는 지난 13일 헝리실업발전그룹의 비정상적인 주가 급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한 달간 319% 폭등했지만, 선전증권거래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튿날 랠리를 이어갔다. 규제 강화 우려보다 증시 부양 기대감이 더 크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껍데기 가치에 의존한 위험투자는 역풍을 맞기 쉽다고 경고한다. 중국이 증시 상장 규제를 단순화하면서 이런 회사들을 통한 우회상장 수요가 커진 게 사실이지만, 또 하나의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과학혁신판)이 내년 상반기에 출범하면 기존 시장에 대한 우회상장 수요를 잠식할 수 있어서다.

상장폐지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중국 당국은 올 들어서만 회계 규정 위반 등을 문제 삼아 10건 이상의 상장폐지 경고를 냈다. 블룸버그는 9년 만에 최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선정양 노스이스트 증권 투자전략가는 "(위험 종목에 대한 투자는 해당 종목이) 상장폐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에서만 가능한데, 이는 비현실적"이라며 "지금까지의 수익이 오래 지속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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