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1년 2개월 만에 하락 전환…강남 재건축 매물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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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8-11-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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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강도 대출 규제 '9·13 부동산 대책' 영향

  • 강남 재건축 호가 하락 뚜렷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자료=한국감정원]


서울 아파트값이 1년 2개월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5일 한국감정원은 지난 12일 조사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0.0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9월 첫째 주 -0.01% 기록한 것을 마지막으로, 이후 1년 2개월간 계속 올랐다. 작년 '8·2 부동산 대책' 약발이 떨어지면서 9월부터 줄곧 상승세가 이어졌고, 올해 여름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 발언 이후 오름폭은 더욱 커졌다.

유례없는 고강도 대출 규제가 가해진 올해 '9·13 대책' 이후로도 서울 아파트값은 강북권 실수요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형성되며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 시세 전체를 견인하는 강남권 재건축의 거래 공백이 심화되고, 강북권 일대도 호가가 서서히 빠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보합세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주 61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9·13 대책 효과 등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강남권을 비롯한 그간 급등 단지를 중심으로 약세가 이어지며 금주 하락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강남권 아파트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재건축 단지 호가가 빠지고, 급매물이 등장했다.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와 같이 -0.07%를 기록, 4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세부적으로 송파구가 -0.10%로 낙폭이 가장 컸고 최근 강남 4구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했던 강동구는 -0.03%로 지난 5월 7일(-0.05%) 이후 27주 만에 하락 전환됐다.

또 강남구는 -0.09%로 전주(-0.07%) 대비 낙폭이 커졌고, 서초구도 -0.05%의 약세를 보였다.

강남구 대치동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의 경우 지난 8월 18억5000만원까지 실거래됐지만, 현재는 2억원 가깝게 내린 16억5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온다"며 "하지만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돼 사실상 현금을 가진 수요층만이 접근할 수 있다 보니 현재는 거래가 전무하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시장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도 최근 호가가 1억5000만원 빠진 17억5000만원 선까지 매물이 출시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는 있는데 매수자들이 추가 하락 기대감에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정부의 규제 의지가 워낙 크니 이 같은 매수자 우위시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강북권의 경우 직주근접 수요가 꾸준히 형성되는 종로구(0.05%), 중구(0.08%)와 경전철 등 개발호재가 있는 강북구(0.05%), 성북구(0.04%) 등은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은평구(0.00%), 마포구(0.00%), 서대문구(-0.01%)의 경우 GTX-A 사업지연 우려 및 급등 피로감 등으로 약보합세에 머물렀다.

경기도 아파트값 변동률은 0.03%로 지난주 0.07%보다 오름폭이 0.04%포인트 줄었다.

고양 일산동구와 서구는 각각 -0.02%, -0.01%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됐고, 과천시(-0.04%)도 2주 연속 하락했다.

다만 김포시(0.29%)는 서울 강서구 인접 지역과 내년 하반기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 역세권 단지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오름폭이 전주 대비 0.01%포인트 커졌다.

또 부천시(0.18%)는 지하철 1·7호선, 소사원시선 등 양호한 교통여건과 GTX 등 광역교통망 개발사업 기대감에 상승세가 지속됐다.

서울이 하락 반전되면서 전국 평균 아파트값도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방에서는 울산(-0.26%), 충북(-0.19%), 경남(-0.17%), 경북(-0.16%), 부산(-0.08%), 전북(-0.04%) 등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한편 서울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0.03%로 3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강남 4구(-0.06%)는 '송파 헬리오시티' 등 입주 예정 물량 증가 및 주요 재건축 단지 이주 마무리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또 양천구, 금천구, 관악구는 보합 전환되는 등 대다수 지역이 보합 내지 하락세를 보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규제로 서울 아파트값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1월 겨울방학 성수기가 분수령이 될 것 같다. 그때까지 적체된 매물이 소화되지 않으면 하향 기조가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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