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호실적 주인공 MLCC, 쌀알보다 작고 금보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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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10-3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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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포넌트 솔루션 부문, 삼성전기 매출 40% 이상 차지

  • 스마트폰 고성능화·자동차 전장화에 힘입어 MLCC 수요 치솟아

[사진=삼성전기 제공]

가로 0.6㎜, 세로 0.3㎜. 쌀알의 1/250 크기에 불과하지만 와인잔에 가득 담으면 3억원을 호가한다. 모래알만큼 작은 콘덴서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가 삼성전기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의 주인공이다.

삼성전기는 3분기 연결기준 잠정 2조366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40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8%, 영업이익은 95.8% 증가했다. 최근 한달간 컨센서스를 초과한 실적이다.

전체 매출액의 40% 이상이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솔루션 사업부에서 나왔다. 해당 부문의 3분기 매출은 1조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증가했다. 2014년 12월 3부문 체제 출범 이후 올 상반기 최초로 컴포넌트 솔루션 부문이 모듈 솔루션 부문을 뛰어넘은 데 이어, 3분기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MLCC는 전자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모든 전자제품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MLCC는 전기를 가뒀다가 필요한 양을 내보내는 댐의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하는 한편 부품 간 전자파 간섭 현상을 방지한다.

MLCC 내부는 전기 전도율이 높은 니켈과 전기가 통하지 않는 세라믹을 번갈아서 층층히 쌓아올린 형태로 이뤄져 있다. 최대한 얇게, 많은 층을 쌓아야 더 많은 전기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분야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선 삼성전기를 포함한 상위 4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스펙이 경쟁적으로 올라가면서 MLCC의 몸값은 갈수록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발매된 아이폰X에는 MLCC가 대당 1000개가 장착됐다. 아이폰6S의 경우 MLCC가 대당 500개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스마트화 또한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자동차산업은 현재 전장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발전이 이뤄지면서 필요한 MLCC의 수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기는 오는 2030년까지 전장용 MLCC 시장 규모가 5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일찌감치 MLCC 기술 개발과 생산 확대에 주력해 왔다. 이윤태 사장은 2015년 5월 MLCC의 필리핀 현지법인 공장 증설에 288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중국 톈진 생산법인에 총 5733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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